충남 부여군 외산면 누적 강수량 605.5mm 등 대전·세종·충남 지역에 사흘째 물폭탄이 쏟아지며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15일 밤 충청의 많은 지역이 뜬 눈으로 밤을 새워야 할 상황이다.
15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대전·세종·충남에서는 어제와 오늘 4명이 산사태로 목숨을 잃었다.
14일 오후 4시 2분쯤 충남 논산시립납골당에서는 가족 합장 행사에 참여했던 일가친척 4명이 산사태 피해로 붕괴한 건물에 매몰됐다. 이 사고로 70대·80대 노부부가 숨졌고 20대 손자와 친척인 60대 여성이 골절상 등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같은 날 오후 5시 34분쯤 충남 아산시 둔포면 한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던 70대 남성이 물에 빠진 뒤 실종돼 소방 당국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오늘 오전 4시 53분쯤 세종시 연동면 송용리에서는 야산 비탈면에서 쏟아진 토사가 주택 앞을 덮쳐 70대 주민 1명이 숨졌다. 또 이날 오전 7시쯤 충남 청양군 정산면에서도 폭우에 유실된 토사가 인근 주택을 덮치며 60대 여성이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주택·도로 침수, 하천 범람 우려 등 피해 신고도 이어졌다. 대전시와 충남도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대전에서 89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주택·농작물·공장·상가·차량 침수가 69건으로 가장 많았다. 주택에 물이 찬 9가구 주민 22명은 지인 집으로 대피했다. 유성구 구룡동 오봉터널과 백운로, 구즉세종로 일부 도로에는 토사가 쏟아졌다.
충남에서는 도로 사면유실·도로침수·하천 제방유실·산사태 등 34건의 공공 시설물 피해와 옹벽붕괴·주택파손·침수 등 30건의 사유시설 비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백제고도 공주와 부여에서 피해가 많았다. 오늘 오전 8시 34분쯤에 공주시 옥룡동 버드나무길 일대가 물에 잠겨, 주민들이 공주대 옥룡캠퍼스 한민족교육문화원 컨벤션홀로 대피했다. 물이 들어찬 옥룡동 A요양원 입소자 등 65명은 119 구조대 도움을 받아 공주대로 대피했다. 우성면 B요양원 입소자 등 51명도 고립돼 있다 구조됐다. 앞선 오전 9시 57분쯤에는 공주시 금성동 90여세대 규모 아파트단지가 침수됐다. 이 아파트와 인근 주민들은 공주중과 공주여중으로 대피했다.
공주시는 금강 수위가 위험한 수준까지 상승하자 오후 1시 20분 금강교 통행을 전면 금지했다. 공주대교도 통제돼 차량은 백제큰다리 도로로 우회하고 있다. 금강교에는 이날 오전 6시 10분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오후 2시 30분 현재 금강교 지점 수위는 경보 발령기준인 11m를 훨씬 넘는 12.07m에 이르렀다.
곰탑공원 금강교 및 백제대교∼금성교, 국도 40호선∼검상산단, 국도 32호선 유구터널 양방향, 이인면 만수리∼오룡리, 옥룡네거리, 국도 23호∼소학, 신관 코아루∼의당 등 공주 도로 곳곳이 침수나 토사유출 등으로 통제됐다.
금강변에 있는 사적 제12호인 공산성도 피해가 발생했다. 공산성 만하루는 지붕까지 물에 잠겼고, 금서루 앞 토사도 유실됐다.
부여군은 백마강 곳곳의 수위가 경보발령 수준을 넘으면서 규암면 백제교·수북정 인근 둑이 붕괴 조짐을 보이자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백제교 지점에는 오전 3시 50분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이곳 수위는 경보기준 9m보다 높은 10.56m를 기록했다. 부여 임천면 두곡리, 부여읍 저석리, 장암면 합곡리와 정암리, 홍산면 좌홍리와 북촌리, 구룡면 태양리 등의 도로도 통제됐다.
지난 13일 0시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공주에 485.5㎜, 부여에 423.9㎜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16일까지 충청권에 1시간당 30∼60㎜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해 충청권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충남에서는 현재까지 옹벽축대 붕괴 위험, 산사태저수지 범람 우려 등이 있는 지역 주민 474명이 사전대피했다가 225명은 귀가했고, 귀가 하지 못하는 249명의 주민들은 마을회관과 지인 집 등에 머물고 있다.
충남도·대전시·세종시는 비상근무 체계를 유지하며 읍·면·동별 산사태 취약·우려지역을 파악해 예찰활동을 계속하면서 주민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위험 상황 등을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