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에 전쟁터 방불”… 충북서 3명 사망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피해자 확인·구조 활동 어려움”
공공시설 농작물도 피해
주민 8600여명 대피
김영환 충북지사 “모든 인력 동원”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충북에서는 3명이 사망하고 86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15일 충북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5일 오후 4시 현재 사망 3명(청주 2, 충주 1), 부상 12명(청주 11명, 옥천 1명)이다. 충주와 괴산에선 괴산댐 월류로 3453가구 8377명이 대피하는 등 8개 시군에서 3589가구 8607명이 일시 대피했다.

 

15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일원 농경지가 침수됐다. 독자 제공

이날 오전 5시 28분쯤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석판리 한 도로 인근 야산에서 산사태가 났다. 당시 이곳을 지나던 승용차가 토사에 매몰돼 승용차에 타고 있던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동승자 1명은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오전 7시 10분쯤엔 충주천 3km 상류 지점인 교현안림동에서 70대 여성이 급류에 떠내려간다는 신고로 접수됐다. 119 구조대원이 출동해 6시간 30여분 만인 오후 1시 40분쯤 충주시 봉방동 충주천변에서 숨진 채로 발견했다

 

15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물에 잠겨 소방당국이 물을 빼고 있다. 독자 제공

오전 8시 45분쯤엔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 물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차량 수십여대가 고립됐다. 미호강 범람으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로 일부 운전자와 탑승객들이 차량에 갇혀 3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고 8명은 무사히 구조됐다. 현장이 물에 잠겨 침수 차량과 인명 등의 숫자가 정확히 발표되지 않고 있다. 충북재난안전대책본부 측은 “사고현장은 현재 지하차도 상단까지 완전히 침수돼 피해자 확인 및 구조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고현장 주변의 차량 이동을 통제하고 주변 CC(폐쇄회로)TV와 이동통신사 위치 추적 등을 통해 추가 피해자를 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10시 58분쯤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현도교 상향 1km 지점(신탄진~매포역 서울 방향)에서 무궁화호 회송열차 궤도를 벗어났다. 전체 7량 중에서 6량이 탈선했다. 이 사고로 기관사 경상을 입었다. 다행히 운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어서 승객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도서관과 운동장 등이 물에 잠기는 등 공공시설 피해도 29건(청주 9, 충주 7, 제천 3, 증평 1, 괴산 5, 단양 4)에 달했다. 사유시설도 18건이나 피해를 봤다.

 

농작물 피해 크다. 도내 농작물 피해 면적은 375.6ha다. 벼 278.1ha, 사과 22.9ha, 콩 2.9ha 등이다.

 

15일 충북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괴산댐에서 방류하고 있다. 충북도 대변인실 제공

침수 등의 우려로 긴급히 대피한 주민도 3589가구 8607명에 이른다. 충주와 괴산에서 괴산댐 월류로 3454가구 8377명이 대피했다.

 

충주댐도 방류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충주권지사는 이날 오후 4시 방류량을 초당 6000t으로 늘렸다. 상황에 따라 최대 초당 9000t까지 늘릴 수 있도록 조치했다. 충주댐 수위는 139.41m로 홍수기제한수위 138m 넘었다. 충주권지사 관계자는 “충주댐의 계획홍수위는 145m로 전날 초당 1만4000t에 이르던 유입량이 현재(오후 4시) 8300t으로 줄어 방류량 증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충주댐. 한국수자원공사 충주권지사 제공

현재 충북엔 호우경보가 발효 중이다. 또 다음날까지 100~200㎜, 많은 곳은 250㎜ 이상이 더 내린다는 기상청 예보다.

 

지난 13일부터 사흘간 도내 최고 강수량은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460㎜다. 보은군 속리산 일대엔 시간당 42.5㎜의 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큰 피해가 우려되는 청주시와 충주시, 괴산군 단체장과 긴급회의를 열었다. 또 도 재난안전대책본부와 괴산군 칠성면사무소, 대청댐, 무심천 체육공원 등을 둘러봤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도 많은 비가 예보됨에 따라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 행정력과 경찰, 소방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인력을 동원해 사전 예찰과 우선 대피, 지역 통제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