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호우경보 속 산사태 우려 174명 사전대피…피해 신고만 85건

장마철 폭우가 이어진 광주·전남에 호우경보까지 내려진 가운데 산사태를 우려해 지역 주민 174명이 사전대피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최근 이틀간 내린 집중 호우로 총 85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16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전날 광주 북구 금곡동 금곡마을 주민 5명과 광산구 산월동 봉산마을 주민 3명이 사전대피했다.

강으로 변해버린 들녁. 연합뉴스

전남에서도 구례군 산동면 주민 3명과 육군부대 대원 39명을 비롯해 여수·나주·광양·곡성·보성·무안·함평·영광·신안 등 10개 시군 166명이 급경사지 붕괴를 우려해 마을회관이나 친인척집으로 대피했다.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6월 25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광주·전남에는 구례 성삼재 841.5㎜, 광주 757.6㎜, 담양 봉산 716.5㎜, 곡성 695.5㎜, 화순 북면 666.5㎜ 등 단기간 많은 비가 내렸다.

 

산림청은 지난 14일 광주·전남의 산사태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발령했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까지 호우 피해 신고는 광주 34건, 전남 51건 등 총 85건 접수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토사 유출, 주택 침수, 가로수 쓰러짐 등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5일 광주 북구 삼각동 한 아파트 위쪽 산에서 흙탕물이 흘러 내려와 산사태 우려가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안전조치를 했다. 전날 광주 남구 월산동에서도 빈집 담장이 무너졌고 광산구 월계동 남부대 주변 도로가 한때 침수되기도 했다.

 

전남에서는 전날 오후 8시 38분쯤 목포시 죽교동에서 주택 뒤편 담벼락이 무너졌다. 집에 있다가 놀란 60대 여성이 구토 등 증상으로 병원에 이송됐으며 다른 가족 3명은 임시 거처로 자력 대피했다.

 

전날 함평군 손불면에서는 축대가 무너지고 순천시 대대동 주택에 토사가 유입되는 등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광주·전남 전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주말 이틀간 최대 200㎜ 넘는 비가 내린 데 이어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일부 도로와 바닷길이 통제됐다.

 

광주시는 양동복개상가 하부주차장 등 둔치 주차장 11곳과 하천변 산책로 188개 출입구, 광천 1·2교 하부도로 등 도로 5곳의 출입을 통제했다.

 

전남도도 여객선 53개 항로 83척의 운항을 통제 중이다. 지리산·무등산·내장산 국립공원과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출입도 통제했다. 보성∼화순 국지도 58호선 중 7.8km 구간과 구례 노고단 군도 12호선 천은사 주차장부터 달궁삼거리까지 14km 구간의 통행도 제한하고 있다.

 

한국철도(코레일)는 이날까지 무궁화호·새마을호 모든 열차 운행을 중단하고 KTX는 경부고속선·강릉선·전라선·호남선 등을 운행한다. 기상청은 오는 17일까지 광주·전남에 50∼150㎜의 비가 더 내리고 200㎜ 이상 내리는 지역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