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도체·배터리 투자 확대… 韓 다각 대응 필요”

한은 “日 궤도 오르면 경쟁 치열
우리 주력 기술경쟁력 강화 필요”

최근 일본 경제가 반도체와 배터리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우리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우리 경제의 주력 분야인 만큼 기술경쟁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한국은행은 16일 ‘해외경제 포커스’에서 “반도체와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일본의 투자 회복 움직임에 대해 다각적인 방향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은에 따르면 일본의 반도체 투자는 범용반도체를 자국에서 양산하는 방안과 차세대반도체 제조 역량을 강화하는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일본은 TSMC, 웨스턴디지털 등의 시설 투자를 유치하면서 범용반도체를 양산할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정부 주도로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를 설립하고, 미국과의 기술 교류를 강화하는 등 첨단반도체 제조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배터리 부문에서도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배터리 생산용량의 글로벌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도요타는 2026년 연간 150만대 전기차 판매, 2027∼2028년 전고체 배터리 탑재 전기차 양산 등을 목표로 일본 내에 4000억엔을 투자하고 있다.

한은은 반도체와 배터리 관련 산업이 일본 내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왔으나, 투자 확대를 통해 첨단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하려 하는 점에 주목했다. 일본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1980년대 50% 수준에서 지난해 9%까지 위축됐고, 차량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도 2015년 40%를 웃돌다 2020년에는 20% 수준까지 위축됐다.

한은은 “높은 기술력, 미국·중국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안정성 부각, 정부의 지원 확대 등이 작용해 일본 내에서 투자회복 움직임이 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투자가 궤도에 오를 경우 우리 주력 분야에서의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더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