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상 전라도 방언인 ‘깨복쟁이’는 주로 ‘깨복쟁이 친구’로 쓰이는데, 옷을 다 벗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함께 자라 그만큼 허물없는 사이를 뜻한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은 하루 앞으로 예고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이른바 ‘명낙회동’을 놓고 두사람이 만찬을 마친 뒤 ‘깨복쟁이 친구’처럼 어깨동무를 하고 나온다면 매우 기쁠 것 같다고 18일 기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명낙회동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오기를 기대하느냐’는 취지의 진행자 질문을 받고 “제가 전라도 전주 출신인데 전라도에서는 깨복쟁이 친구라는 이야기를 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실제 두사람이 어깨동무까지는 아니더라도 화합을 이루면 굉장히 상징적인 일이 될 거라면서 이는 당에 희망이자 그러한 모습을 보는 친명(친이재명)·친낙(친이낙연)계 지지자들이 모여 강력한 ‘스크럼’(Scrum)을 짤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4일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문에서 “이 대표가 19일 저녁 이 전 대표와 만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라며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된다”고 알렸었다. 애초 이달 11일 저녁 서울 모처에서 배석자 한 명씩을 두고 만찬 회동을 할 계획이었으나 당일 집중호우로 일정을 연기했었다.
이 대표는 19일 만찬에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 이 전 대표는 측근인 윤영찬 의원과 함께 회동장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두 사람의 대면은 지난 4월 이 전 대표의 장인상에 이 대표가 조문한 이후 석 달여 만이다. 이 전 대표가 미국 유학길을 마치고 지난달 24일 귀국한 이후로는 첫 대면이기도 하다.
당 안팎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을 기점으로 친명계와 친낙계의 갈등 양상이 분수령을 맞을 거라는 전망도 나와 실제 회동에서 이들이 어떤 대화를 주고받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정부 견제를 위해 힘을 합치기로 한다면 친명계와 친낙계 간 갈등이 당분간 수면 아래로 잦아들 수 있다는 관측도 일부에서 나온다. 다만,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등을 지적하며 당내 민주주의를 적극적으로 요구한다면 계파 간 대결 양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 등도 동반된다.
이 전 대표 귀국 다음 날 이 대표는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시국이어서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며 정부 견제를 위해 협력하자는 메시지를 던졌었는데,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광주 방문 자리에서 “혁신의 핵심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라고 말해 사실상 이 대표 체제 민주당에 대한 쓴소리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