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근무하는 학교 교실에서 극단 선택한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 사망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각 지부가 20일 잇따라 성명을 내고 교육 당국의 철저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이날 성명에서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가장 폭력적인 방식으로 구성원들을 떠나보내고 있다”며 “위정자들의 무능과 관리자들의 무책임에 더해 경쟁 사회의 압력과 갈등을 개인이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학교 현실에서 한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을 목도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사로서 꿈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많이 힘들고 외로웠을 선생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온다”며 “서울지부는 유족의 뜻이 확인되는 대로 추모 주간을 정해 선생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지부는 해당 학교가 학기 중으로 아직 학생들이 등교하며 유족의 공식 입장이 표명되지 않았다면서, 숨진 교사 추모를 위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촛불을 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경기지부도 “이제 막 교육이 부푼 꿈을 안고 교직생활을 하고 있던 시기였기에 더욱 안타깝고 황망한 죽음에 슬픔이 더한다”며 “갑작스러운 소식에 실의에 빠졌을 유족에게도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성명을 냈다.
아울러 “고인이 아무도 모르게 홀로 견뎠을 인고의 시간을 다 헤아리지 못해 비통한 마음”이라며 “고인이 꽃 피우려 했던 교사의 길을 생각하며 함께 하겠다”고 언급했다.
대전지부는 성명에서 “교육 당국에 철저한 진상 조사, 교육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을 책임지고 조속히 마련하라”며 촉구했고, 전북지부도 “선생님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교육이 가능한 학교,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 학교 1학년 담임이던 A(23)씨는 지난 18일 학교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계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A씨가 교단에 선 지 얼마 안 됐는데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날 학교 앞에는 A씨를 추모하는 근조화환 300여개가 늘어섰고, 추모 메시지가 담긴 포스트잇 수십여장이 교문에 붙었다.
서울시교육청 앞에도 전국 각지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내용이 적힌 근조화환 30여개가 배달됐다.
교사들은 같은 날 오후 3시부터 이 학교 앞에서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국화꽃을 든 채 추모 행사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