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상추, 한 장에 200원?”…‘물 폭탄’ 맞은 밥상물가 ‘후덜덜’ [김기자의 현장+]

“상추 아닌 금추”
시금치, 배추. 양파 등 농산품 가격 ↑
“장마철, 폭우 이어지면서 오름세” 지속
채솟값 폭등에 자영업자도 한숨
계속되는 폭우에 채소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지난 18일 서울 시내 한 대형 마트 채소 코너.

 

“상추 한 장에 200원 정도. 한 바구니에 상추를 6∼8장 정도 담고, 리필 손님에게 3~4장 더 주다 보면 채솟값만 2000원을 훌쩍 넘어요”

 

지난 18일 오후 2시쯤 서울 용산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40대)모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하소연했다. 특히 채소 없이는 요리를 내놓기 어려운 족발집, 횟집, 고깃집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리거나 제공하는 양을 줄이는 등 고육책을 쓰는 모습이다. 최씨도 물가 급등으로 일부 메뉴 가격을 1000원씩 올릴 수밖에 없었다.

 

최씨는 “폭우 탓에 가뜩이나 찾는 단골도 줄었는데, 채솟값까지 뛴다”며 “상추와 채소 가격이 급등해 장사하기가 너무 힘들 정도”라며 무섭게 오르는 채소 가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폭염에 장마가 겹치며 배추, 깻잎 등 다른 쌈 채솟값이 급등하고 있다. 7월에 평년보다 장마철 폭우에 많은 비가 많이 내리면서 자영업자의 근심은 더 깊어지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세가 멈출 줄 모르고 이어지는 가운데 상추, 배추, 오이 등 채소 가격마저 뜀박질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계속되는 폭우에 채소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지난 18일 서울 시내 한 대형 마트 채소 코너.

 

인근에서 6년째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50대)씨는 ‘금추’가 된 상추를 대체할 만한 채소를 찾아봤지만, 이내 포기했다고 한다. 얼마 전 고민 끝에 고기 1인분 가격을 1000원 올렸다. 김씨는 “여름만 되면 채솟값 때문에 힘들다. 3주 전만 해도 상추 한 박스(4㎏)가 2만 원대였는데 오늘은 5만1000원”이라며 “장사를 하면 오히려 더 손해”라고 했다.

 

이어 김씨는 “상추 한두 장만 빼도. 손님들이 금방 알아봐요. 채소를 조금만 넣거나 아예 빼자니 음식 질이 낮아졌다는 불평을 듣고, 장사하기 힘드네요”라며 씁쓸해했다.

 

치솟는 물가가 집에서 장바구니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각종 채소 값 폭등 탓에 부담스러운 것은 매한가지다. 주부 유모(40대)씨는 “채소 코너에 가면 겁부터 난다”며 “올때마다 껑충 뛰니 뭘 사야 할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장마 기간에 내린 폭우로 국내 채솟값이 폭등하면서 물가 비상이 걸린 가운데 19일 농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전국도매시장에서 1㎏당 거래된 채소 평균 가격은 ▲양파 1170원 ▲호박 1910원 ▲가지 2580원 ▲깻잎 8070원 등이다. 4일 전인 15일과 비교해 ▲양파 14.7% ▲호박 59.1% ▲가지 116.8% ▲깻잎 80.9% 등으로 값이 올랐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18일 오전 6시 기준 농경지 3만1000여㏊가 침수 또는 낙과, 유실·매몰됐고, 35㏊ 상당의 시설물이 파손됐다. 특히 이번 장마는 중남부지역에 집중돼 충남 논산·부여, 전북 익산 등 시설원예 피해가 큰 상황이다. 해당 지역이 주산지인 상추, 멜론 등의 공급 감소로 한동안 관련 품목의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잦은 비가 생육 여건 악화·병해충 불량·출하 작업 부진 등의 원인이 됐고 결국 가격까지 오르게 된 상황이다”며 “장마철 호우에 이어 폭염이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태풍까지 불어올 수 있어 한동안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