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1학년 교사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러한 가운데 숨진 교사가 평소 학부모들로부터 “폭언을 들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한 학부모는 논란이 커지자 “함부로 티 내지 말라”면서 민원을 넣는가 하면 학교 측은 예정보다 여름방학을 앞당기려는 시도를 한다고 전해졌다.
전날인 19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이 학교에 재직 중인 담임교사 A(23)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행히 학생 등교 시간 전에 발견돼 현장을 목격한 학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교사노동조합(서울교사노조)에 따르면 최근 한 학부모가 해당 교사를 찾아가 ‘교사 자격이 없다’ 등의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교사노조는 성명을 통해 “생을 마감한 교사는 최근 학부모 민원으로 괴로워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사망 전 A씨는 2년째 1학년 담임을 맡아 근무했다.
서울교사노조는 “제보에 따르면 지난주 고인이 맡았던 학급에서 한 학생이 뒤에 앉아있던 학생 B의 이마를 연필로 긁었고, B의 부모가 이 사건을 이유로 교무실로 찾아왔다”며 “학부모가 고인에게 ‘교사 자격이 없다’,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는 거냐’고 강하게 항의했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SNS에는 ‘최근 학부모의 계속된 민원 등으로 힘들어했다’는 글이 퍼져 논란이 됐다.
서울교사노조는 “고인은 평소 오전 7시30분이면 학교에 출근했다. 학교생활이 어떻냐는 동료 교사의 질문에 ‘그냥 작년보다 10배 정도 힘들어요’라고 답했고 같은 학년 교사끼리 하소연하는 자리에서도 침묵을 지켰다”며 “동료 교사들은 고인이 ‘평소 속이 깊고 힘든 일을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학교생활을 해왔다며 황망한 마음을 내비쳤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해당 교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한 교사가 프로필 사진을 추모 이미지로 바꿨다가 학부모로부터 항의를 받았다는 호소도 전해졌다.
20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이게 학부모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공무원이라고 밝힌 A씨는 “카톡 프로필 사진 바꿨는데 바로 (학부모한테) 문자 왔다”며 프로필 사진과 함께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그는 프로필 사진에 추모의 의미를 담은 검은색 리본과 함께 “23.07.18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선생님께 마음 깊이 애도를 표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이를 본 한 학부모 B씨는 “이른 아침에 죄송하다. 다름 아니고 선생님의 프로필 사진이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 어린데 선생님의 행동 하나하나가 다 큰 영향을 준다는 거 아시죠?”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 사실관계도 판명 나지 않은 일로 이렇게 추모한다는 걸 드러내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연락드린다”며 “아이들이 상처받을 수 있으니 언급을 자제 부탁드린다”고 요구했다.
A씨는 “추모하는 마음도 표시하면 안 되냐. (아이들한테) 언급할 생각도 없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한편 이번 사건이 발생한 해당 초등학교 측은 20일 성명에서 “사실처럼 퍼진 소문에 대해 일축하며 무리한 억측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예정된 방학을 하루 앞당기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날 이데일리에 따르면 서이초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사일정 변경에 따른 찬반 의견 조사‘를 실시하고 당초 21일 시작할 예정이었던 여름방학을 하루 앞당길지 여부를 물었다.
학사일정 변경 찬반 회신은 이날 오후 2시까지다.
이에 서초구 맘카페 회원들은 “오늘 e알리미에서 방학식 하자고 한다”. “갑자기 방학? 참...”이라는 등 반응을 보였다.
서이초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선생님이 돌아가셨는데 갑자기 방학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항의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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