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번째 마약재활센터 대전서 개소…청소년 마약사범 재활 초점

매년 늘어나는 국내 마약 사범의 재활과 치료를 위한 세번째 마약류 중독재활센터가 대전에 문을 열었다. 특히 이 센터는 청소년에 마약류 사범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예방활동과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일 대전 동구에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부설 충청권 마약류 중독재활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마약류 중독재활센터는 서울과 부산에 각각 1곳씩 있지만 증가하는 마약사범 수에 비해 부족하고 접근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증가하는 청소년 마약사범에 대한 대비책의 필요성도 제기돼왔다.

 

20일 대전 동구 충청권 마약류 중독재활센터 현판식 후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왼쪽 세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맹혜영 충청권 마약류 중독재활센터장, 박희조 대전 동구청장, 오 처장, 홍문표 국회의원, 김필여 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장, 미첼 넷번 사마리탄 데이탑 빌리지 회장, 조성남 국립법무병원장. 식약처 제공

이달 초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가 발간한 ‘2022년 마약류 범죄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1만839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가장 많은 5804명이었고, 30대 4703명, 40대 2815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19세 이하의 경우도 481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2018년의 경우 143명이었는데 4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인터넷·SNS 등을 통해 마약류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며 10대 청소년들도 마약류범죄에 쉽게 노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번 충청권 중독재활센터는 개인‧부모상담, 미술‧야외활동, 건강한 친구관계 형성법 등 청소년 사회재활을 위한 다양한 재활프로그램을 추가적으로 운영한다. 미국 뉴욕주의 민간 마약류 치료·재활기관인 ‘사마리탄 데이탑 빌리지’(Samaritan Daytop Village)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프로그램에 적용했다. 1963년 설립된 사마리탄 데이탑 빌리지는 뉴욕주에 60개 이상 시설 운영하며 매년 3만3000명 이상의 미국 내 마약류 중독자에게 치료·재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식약처와 사마리탄 데이탑 빌리지는 이번 센터 개소와 함께 △마약류 중독 예방 사업과 홍보 협력 △대상별‧연령별 재활 사업과 전문인력 양성 협력 △예방‧재활 전문인력 교류에 관한 상호 협력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20일 대전 동구 충청권 마약류 중독재활센터개소식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식약처 제공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미첼 넷번 사마리탄 데이탑 빌리지 회장은 “마약류 중독 문제는 미국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문제며 전 세계적으로도 퍼지고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전염병의 하나로 치부되고 있으며 청소년들이 부작용에 더 많은 노출이 돼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약류 사용에 있어서 손쉽고 빠른 해결책은 없으며 오직 예방과 교육을 통해서만 마약류 사용을 근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우리나라는 마약사범의 수사와 단속, 처벌에 중점이 맞춰져있다”며 “마약사범 재범률은 다른 중범죄 보다 높은 35%에 달해 단속, 처벌과 함께 재활에도 충분히 신경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오 식약처장 “정부가 마약류 공급의 억제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발을 막는 수요 억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식약처는 충청 센터는 재활을 좀 더 강조하면서 청소년에 특화된 센터로 운영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큰 역할을 하는 센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첼 넷번 사마리탄 데이탑 빌리지 회장과 김명호 식약처 마약안전기획관 20일 대전 동구 충청권 마약류 중독재활센터에서 마약류 중독 예방·재활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식약처 제공

이와 함께 식약처는 지난 18일 청소년 마약중독예방교육과 학교교육을 연계할 수 있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함에 따라 교육컨텐츠 개발도 진행할 예정이다.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웹툰 등으로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메타버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활용한 참여형 예방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중독재활센터를 내년까지 전국 17개 시·도로 확대하고, 취약시간(야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24시 상담센터도 올해 하반기 시범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