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20일 거액의 가상자산(코인) 투기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에 대해 최고 수위 징계인 ‘의원직 제명’을 윤리특별위원회에 권고하기로 했다. 44년 전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 국회의원 제명 사례가 될 지 관심이 쏠린다. 또 현역 의원 11명의 코인 보유 사실도 새롭게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자문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7차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유재풍 자문위원장은 회의 직후 “장시간 토론, 자료조사를 했고 그 결과 제명 의견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가상자산 관련해 제대로 소명이 안 된 부분이 있는 점과 그동안 해왔던 (거래) 내역이라든지 여러가지를 고려했다”고 제명 권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김 의원이 국회의원 윤리강령 상 품위유지 의무, 사익추구 금지와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상 품위유지, 청렴의무 조항 등을 위반한 혐의로 징계를 요구했었다.
자문위는 김 의원의 거래 현황에 대해 국회 상임위 중 200번 이상, 2021년 말 코인을 매도한 현금성 거래소 잔고는 99억원에 이르고, 이 중 9억5000만원을 인출한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총거래액과 거래 횟수, 현금화 규모 등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자문위가 징계 의견을 낸 만큼 특위는 징계안을 징계심사소위로 넘겨 심의한 뒤 전체회의에서 징계 수위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특위 징계안은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 확정되며, 의결 정족수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다. 국회의원에 대한 징계는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30일 이내의 출석정지, 제명 등 네 가지다.
윤리특위는 지난 5월30일 전체회의를 열어 김 의원 징계안을 상정하고 이를 자문위에 회부했다. 자문위는 김 의원이 제출한 코인 거래내역 자료 등을 토대로 국회법 위반, 직권남용 여부 등을 심사해 왔다.
한편 자문위는 “현역 의원 299명 중 11명이 코인을 보유했었다고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이해충돌 소지를 묻는 말에 “그런 분들이 있는 것 같아 별도로 국회의장이나 소속 정당에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21대 국회 통틀어 네번째… 특위계류 등 제명은 ‘불투명’
거액의 가상자산 투기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이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서 ‘제명’ 권고를 받아 실제 제명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역대 제명 권고 사례는 많았지만 실제 제명으로 이어진 것은 헌정사에 단 한 번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윤리심사자문위 심사를 마친 징계안은 윤리특별위원회 징계소위원회와 전체회의 의결을 거친 다음 본회의에서 표결을 통해 최종 의결 절차를 밟게 된다. 의결 정족수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헌정사상 국회의원이 제명된 사례는 윤리특위가 구성되기 이전인 1979년 신민당 김영삼 총재가 유일하다.
21대 국회에서 윤리심사자문위가 제명을 권고한 사례는 이번이 네번째다. 무소속 윤미향 의원, 무소속 이상직 전 의원,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김 의원 이전에 제명을 권고받았다. 윤 의원은 정의기억연대 기부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박 의원은 가족 회사가 피감기관에서 계약을 수주하도록 개입했다는 의혹이 문제가 됐다.
당시 아나운서 비하 발언을 한 한나라당 강용석 전 의원에 대한 제명안은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징계 수위는 ‘30일 간 국회 출석 정지’로 대폭 낮아졌다. 만약 본회의 표결에서 부결이 된다면 김 의원의 징계수위도 더 낮아질 수 있다.
김 의원이 윤리자문위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징계를 받은 이유는 제대로 된 소명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재풍 윤리심자문위원장은 제명 결정의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의원의 소명이)거짓이라기보다 전체적으로 성실치 못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유 위원장은 김 의원이 상임위에서 가상자산을 거래한 것 외에 징계 결정에 고려한 사항이 있냐는 질문에 “상임위에서만 (거래를)한 것도 아니고, 본회의에서도 할 수 있고. 여러 가지가 있으니 일률적으로 말하긴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 위원장은 “자문위로서는 (강제 조사권이 없어) 본인 소명을 듣거나 나왔던 이야기들을 확인하는 과정에 불과했다”며 “앞으로는 윤리특위에서 먼저 조사해서 해당 자료를 자문위에 줘야 한다. 현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의 징계권고로 가상자산 거래 논란이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가상자산을 보유한 이력이 있는 현역 의원이 11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이해관계 상충 문제도 예고됐다. 이들의 보유 내역 조만간 공개될 전망이다. 유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1주일 내에 동의 여부를 확인해서 공개하고, 보유 유무는 관보를 통해서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가상자산 거래 논란과 관련해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두말할 여지없이 반성하고 성찰한다”면서도 “액수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안다. 금액이나 개수는 중요하지 않다. 너무 소액이어서 정확히 기억을 못한다“고 해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