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스(蔣介石·1887∼1975) 전 대만 총통의 증손인 장완안(蔣萬安) 타이베이 시장이 다음 달 말 상하이에서 개최되는 솽청포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찾는다.
미·중간 대리전으로 치러지는 내년 1월 총통선거를 앞두고 반중(反中)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 라이칭더(賴淸德) 부총통이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친중 성향의 국민당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장 시장의 중국행은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안(중국과 대만)간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국공내전에서 패해 대만으로 넘어간 뒤 국민당 정권을 수립한 장제스 증손자가 중국을 찾을 경우 상징성이 특별할 것으로 보인다. 제 1야당인 국민당은 총통 선거 판세가 친중 성향의 국민당이 불리한 형국이어서 장 시장의 상하이 방문을 계기로 대만 내에 중국 친화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길 기대하고 있다.
대만 정치전문 매체 RW뉴스가 지난 12∼16일 20세 이상 성인남녀 1만2000여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민진당의 라이 후보는 38.48%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국민당의 허우유이(侯友宜) 후보 지지율은 21.29%로 중립 성향의 대만민중당(민중당) 커원저(柯文哲) 후보 28.34%에도 못미치고 있다.
허우 후보는 장 시장의 상하이 방문을 통해 대만 내 반중 정서가 희석되고 국민당 지지층이 결집하길 기대하는 것이다.
중국 역시 장 시장의 상하이 방문을 크게 반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2월 샤리옌(夏立言) 국민당 부주석, 4월 초순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 5월 초 롄성원(連勝文) 국민당 부주석을 잇따라 방중 초청해 떠들썩하게 대접을 한 바 있다.
2016년 민진당 소속 차이 총통 집권 이후 중국은 대만 정부와 접촉을 피해왔다. 국민당을 공식적인 대화 파트너로 삼아 내년 총통 선거에서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대만내에서 중국의 무력시위, 경제 보복 등으로 반중 정서가 큰 상황에서 친중 분위기 형성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라이 후보는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위기를 고조시키는 상황을 부각하는 안보 이슈로 대만 유권자에게 다가서고 있으며, 민중당은 양안 대결을 원하지 않는 중립 성향을 강조하면서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