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이초 교장 등 교직원 전수조사…‘변호사 학부모 갑질’ 의혹 파해친다

조희연 “학부모 갑질 사실 확인해보겠다”
20일 오후 신규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 추모행사에서 추모객들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실에서 1학년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교사 전원을 조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는 ‘갑질 의혹 변호사 학부모’에 대한 조사는 교사 대상 조사 후 이뤄질 거로 보인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사망한 A(23) 교사와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약 60명 전원과 교장 및 교감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을 세우고 학교 측에 교사 명단을 요청했다.

 

특히 경찰은 이른바 ‘학부모 갑질’ 논란을 중점적으로 살핀다는 방침이다.

 

앞서 서울교사노동조합 등 교원단체를 통해 해당 학교에서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 사례가 다수 있었다는 제보가 잇따른데 따른 결정으로, 경찰은 A교사의 유족 및 주변 지인들을 상대로 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서울교사노동조합(서울교사노조)에 따르면 최근 한 학부모가 해당 교사를 찾아가 ‘교사 자격이 없다’ 등의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교사노조는 성명을 통해 “생을 마감한 교사는 최근 학부모 민원으로 괴로워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사망 전 A씨는 2년째 1학년 담임을 맡아 근무했다.

 

서울교사노조는 “제보에 따르면 지난주 고인이 맡았던 학급에서 한 학생이 뒤에 앉아있던 학생 B의 이마를 연필로 긁었고, B의 부모가 이 사건을 이유로 교무실로 찾아왔다”며 “학부모가 고인에게 ‘교사 자격이 없다’,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는 거냐’고 강하게 항의했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SNS에는 ‘최근 학부모의 계속된 민원 등으로 힘들어했다’는 글이 퍼져 논란이 됐다.

 

서울교사노조는 “고인은 평소 오전 7시30분이면 학교에 출근했다. 학교생활이 어떻냐는 동료 교사의 질문에 ‘그냥 작년보다 10배 정도 힘들어요’라고 답했고 같은 학년 교사끼리 하소연하는 자리에서도 침묵을 지켰다”며 “동료 교사들은 고인이 ‘평소 속이 깊고 힘든 일을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학교생활을 해왔다며 황망한 마음을 내비쳤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해당 교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서이초를 방문해 “그간 선생님들의 교권을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했지만 참담한 결과가 있어서 저희로서도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면서 “학부모 갑질 의혹에 대해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 마련된 임시 추모 공간을 찾아 헌화를 마친 뒤 이같이 말하면서 “(학부모 갑질이) 실제라는 판단이 들면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그 부분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조사 확대를 요청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청 차원에서도 (교사 죽음에) 학교폭력 사안이 있다든지, 일부 학부모의 공격적인 행동이 있었든지 하는 보도들에 대해서 점검에 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또 “경찰 조사에 적극 협력하고 조사가 온전하고 폭넓게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청도) 선생님들로부터 철저한 조사를 하려고 한다”며 “필요하면 선생님 의견을 전수로 듣는 것을 포함해 경찰의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자료를 폭넓게 모아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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