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한반도기가 노태우정부 시절 만들어진 줄 몰랐다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기가 진보 정부들이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하고 북한의 민족 공조를 앞세운 선전에 현혹되면서 사회적으로 조장됐다는 주장을 십수년간 펴온 당사자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는 전향한 신보수 인사들이 주축이 돼 식민지 근대화론 등을 펼쳐 학계에 논란을 일으켰던 ‘뉴라이트‘ 활동 시기 김 후보자의 주장이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김 후보자는 2008년 펴낸 ‘대한민국 건국 60년의 재인식’에서 노무현 정부 시절 학생들에게 ‘자학사관’을 심어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하고 한반도기를 사용하게 했다고 주장했다”며 “한반도기가 언제 만들어진 것인 줄 아느냐”고 따졌다.
김 후보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후보자가 존경하는 노재봉 총리가 노태우 대통령의 외교통일특보, 비서실장, 국무총리를 하던 시절이다. 1989년 남북단일팀을 구성하면서 회담에서 논의가 돼 단일기가 만들어지고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가져간다”며 “노무현 정부때 만든 것이 아니다. 이게 왜 대한민국 정체성 부정이라는 억지 논리로 연결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후보자 인식이 수십년간 이어진 남북합의에 대해서도 편향적인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있다”고 우려했다.
김 후보자는 “노태우 정부때 만들어졌다는 건 미처 깨닫지 못했다“고 답했다.
같은 당 김홍걸 의원은 “후보자가 통일부 기본적 업무도 모르신다”며 “심지어 한반도기가 1991년 탁구팀이 처음 사용한 것은 일반인도 기억하는 이야기고 심지어 탁구팀의 이야기가 영화화돼 젊은 세대도 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턴 장관’이 있다는 말은 제가 처음 들어본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