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세계 폭염이 경제 활력 저하를 부른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지난해 발표된 미 다트머스대 연구를 인용, 기후 변화에 따른 폭염으로 1992년부터 21년 동안 세계 경제에 약 16조달러(2경624조원)의 노동·농업생산성 저하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는 더운 날씨로 노동자가 일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7월 들어 전 세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1도 이상 높아지면서 미국과 유럽, 아시아 전역이 열돔 현상에 시달렸다.
산업계가 폭염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를 연구 중인 미국기계기술자협회 로라 켄트는 “더운 환경에서 인간은 일반적으로 작업 속도가 느려지고 인지 기능이 저하된다”고 설명했다. 국제노동기구는 연구에서 폭염의 영향으로 2030년까지 매년 전 세계 총 노동 시간의 2% 이상이 손실될 것으로 예상했다.
FT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더욱 극심한 폭염으로 인한 경제적 위험과 혼란을 완화하기 위해 이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위는 인간뿐 아니라 기계의 효율까지 저하시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항공업계는 최근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승객과 수하물 수송 무게를 줄이고 애리조나주 등에 대한 운항 일정을 조정했다. 높은 기온에서는 공기 밀도가 낮아지며 엔진 성능과 양력(비행기를 밀어 올리는 힘)이 줄고 항공기가 싣고 갈 수 있는 무게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애리조나주 피닉스가 19일과 20일 48도의 최고기온을 찍었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도 16일 기온이 47도에 이르는 등 남서부 지역이 극심한 폭염에 휩싸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