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우에… 상추값 3배 급등 ‘밥상물가 초비상’

폭우로 시금치·오이 등 2배 올라
과일도 비 피해로 가격 천정부지
보리·양파 등도 생산량 크게 줄어
“장마 뒤 진짜 가격폭탄 온다” 우려

“장맛비가 너무 많이 와서 채소와 과일을 중심으로 물가가 크게 올랐어요.”

전국 곳곳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23일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역대급 폭우로 인한 농지 침수, 낙과 피해 등에 따라 농산물 공급량이 줄어 도매가격이 최근 크게 올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23일 서울 시내 한 재래시장에서 시민들이 채소류를 살펴보는 모습. 뉴스1

최근 집중호우로 채소, 과일 가격이 급등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전쟁 중에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가능케 했던 ‘흑해 곡물수출협정’까지 종료되면서 곡물 가격 인상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시금치(4㎏) 도매가격은 5만5660원으로 1개월 전 1만8108원보다 207.38% 상승했다. 적상추(4㎏)도 같은 날 기준 8만3520원을 기록해 전월(1만8700원) 대비 346.63%나 가격이 올랐다. 같은 기간 오이(100개)는 4만740원에서 14만1250원으로 246.71%, 수박(1통)은 1만8216원에서 2만800원으로 14.19% 상승했다.

대형마트 소매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적상추(200)는 3980원으로 1주일 전(3480원)보다 14.4% 올랐고, GAP 깻잎(30잎)은 1780원에서 1980원으로 11.2% 상승했다. 로메인 상추(180)도 11.2%(300원) 오른 2980원에 판매되고 있다.

올 들어 잦아진 호우로 보리와 양파는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보리 생산량은 9만7794t으로 1년 전보다 1.1%(1042t) 줄었다. 양파 생산도 전년보다 1.9% 감소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장마가 끝나면 폭염과 태풍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농산물 가격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연장 거부 소식이 전해지면서 밀 등 곡물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세계 곡물가격이 상승했고, 이 영향이 국내 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