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지하 1만5102가구 ‘침수 위험’

서울硏 ‘반지하주택’ 보고서

시간당 100㎜강우 기준… 전체 7.4%
관악구 1374가구 최다… 강북·동작 順

‘홍수위’ 밑 저지대에도 4만 가구 육박
종로, 급경사지 주택 많아 토사 등 위험
“규제·지원 등 적용해 대책 추진해야”

서울 반지하주택의 7.4%가 시간당 100㎜ 강우가 내릴 경우 침수 위험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역별로는 관악구와 강북구, 동작구 등에 침수 취약 반지하주택이 다수 분포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서울시 반지하주택 유형과 침수위험 해소방안’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서울의 반지하주택 수는 20만2741가구로, 전체 가구의 약 5%를 차지했다. 전체 반지하주택의 80.9%가 1995년 이전에 지어져 대부분 노후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2010~2014년 서울시 전체 반지하주택 중에서 1회 이상 침수된 지역에 있는 반지하주택은 9.7%, 2회 이상 침수지역에 포함된 반지하주택은 1.3%였다. 2회 이상 침수지역 내 반지하주택이 가장 많은 자치구는 동작구로, 621가구(24.4%)가 자리 잡고 있다. 이어 양천구 427가구(16.8%), 관악구 420가구(16.5%), 강서구 380가구(14.9%), 서초구 264가구(10.4%) 등 순이다. 이는 최근 집중호우가 주로 한강 이남에 집중됐음을 의미한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서울시의 장래 방재성능기준(강우처리기준)인 시간당 100㎜ 강우 시 침수예상지역 내의 반지하주택은 1만5102가구로 전체의 7.4% 수준이었다. 자치구별로는 관악구가 1374가구(9.1%)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구 1367가구(9.1%), 동작구 1308가구(8.7%), 은평구 1259가구(8.3%), 성북구 1254가구(8.3%), 중랑구 1137가구(7.5%) 등이 뒤를 이었다.

인근 하천의 계획홍수위(홍수량에 해당하는 물의 높이) 이하 저지대에 있는 반지하주택은 3만9351가구로 전체의 19.4%에 이른다. 광진구가 4637가구(11.8%), 영등포구 4562가구(11.6%), 중랑구 4362가구(11.1%) 순으로 많았다.



급경사 지역은 급류, 토사, 산사태 등에 의한 침수위험이 있다. 전체 반지하주택 중 경사 15도 이상 급경사 지역에 입지한 반지하주택은 1만7711가구(8.7%)로 나타났다. 경사 15도 이상 지역의 반지하주택 물량이 가장 많은 자치구는 종로구로 2383가구(13.5%)가 몰려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서대문구 1904가구(10.8%), 성북구 1862가구(10.5%), 관악구 1604가구(9.1%) 순으로 집계됐다.

연구원은 “반지하주택은 침수위험뿐 아니라 화재, 육체적·정신적 건강 등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주거유형”이라며 “시민의 생명과 신체 보호 관점에서 반지하주택 위험 해소를 위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구원은 “반지하주택을 과도하게 인위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저소득 가구의 주거기회를 박탈하고 옥탑방, 고시원 등 또 다른 열악하고 위험한 주거유형으로의 전이를 부추길 수 있다”며 “반지하주택의 특성에 따라 규제, 지원 정비 등을 적절하게 적용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