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서초구 서이초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교사에게 이른바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학부모를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서초경찰서는 사망한 서이초 교사 A씨가 담임을 맡았던 학급의 일부 학부모를 지난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또 A씨와 친했던 동료들도 최근 불러 조사했다. A씨의 휴대전화와 아이패드는 포렌식(디지털 증거 추출)한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들이 동의해 포렌식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과 별도로 서울시교육청과 합동조사단을 꾸린 교육부도 25일부터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당초 24일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학교 교원들의 심리·정서 지원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우선 전문가 상담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25일부터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4일 동안 학교 구성원 면담을 통해 A씨의 업무 분장, 학교폭력 사안 처리 현황 등 다양한 교권침해 요소를 살핀다는 계획이다.
실제 A씨의 일기장에는 업무·생활지도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이 이날 유족 동의를 받아 공개한 A씨의 일기장에는 “월요일 출근 후 업무 폭탄+ ○○ 난리가 겹치면서 그냥 모든 게 다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숨이 막혔다. 밥을 먹는데 손이 떨리고 눈물이 흐를 뻔했다”고 쓰여 있었다. 해당 일기는 숨지기 2주일 전인 이달 3일 쓰여진 것으로 추정된다. 노조는 “고인이 생전 업무와 학생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숨진) 선생님께서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아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유족, 여러 부처와 긴밀히 논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