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버스 시위’ 장애인 단체 활동가 현행범 체포… “저상버스 탑승 거부는 차별”

버스 안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선전해 버스 운전을 방해한 혐의로 장애인 시민단체 활동가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혜화경찰서는 이날 낮 12시쯤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앞 버스정류장에서 이형숙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를 업무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이 공동대표는 마포서로 이송됐다.

 

이형숙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 등이 25일 버스 시위 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앞 버스정류장에 내리자 경찰이 이들을 제지하고 있다. 

이 공동대표는 광화문에서 마로니에공원으로 이동하는 160번 버스 안에서 버스 운전사와 경찰의 제지에도 승객들을 상대로 장애인 이동권 등을 선전하고 오세훈 서울시장을 규탄해 버스 운전을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이 버스에는 이 공동대표 외에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활동가들이 탑승했다. 경찰이 이들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시위를 제지시켜 양측이 부딪히기도 했다.

 

마로니에공원에 오기 전 이 공동대표와 전장연, 장추련 활동가들은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서울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활동가들의 저상버스 탑승을 거부했다며 서울시와 해당 버스 업체를 피진정인으로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단체들에 따르면 지난 20일 전장연 활동가들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740번 저상버스를 타려 하자 운전기사가 이를 거부해 20분 이상 실랑이를 벌였다. 단체 활동가들은 “버스 운전기사는 ‘서울시 지시사항’이라며 탑승을 거부했다”며 “오 시장 지시에 따라 서울 시내버스 업자들이 전장연 활동가에게 심각한 차별행위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형숙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 등이 25일 버스 시위 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앞 버스정류장에 내리자 경찰이 이들을 제지하고 있다. 

전장연은 지난 12일부터 종로1가, 혜화동로터리, 여의도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버스전용차로를 가로막거나 계단 버스에 탑승을 요구하는 버스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전장연을 상대로 종로경찰서, 혜화경찰서, 동작경찰서 등에 고발장을 접수한 데 이어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함께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은 운수회사의 손해배상 소송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