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물가에 소비심리 15개월 만에 최고치…인플레는 하락 기대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가 5달 연속 상승하며 1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이 2%대로 내려오면서 낙관적인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도 4개월 연속 하락하며 3%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중 소비자심리지수는 103.2로 전월 대비 2.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내 한 마트가 장을 보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2003∼2022년중 장기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2월(90.2)부터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 100.7을 기록하며 소비자심리가 낙관적으로 돌아섰고, 이번 달 상승폭을 키웠다. 이는 2022년4월(104.1) 이후 최고 수준이다.

 

경기에 대한 평가가 크게 개선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현재경기판단과 향후경기판단지수는 각각 6포인트 올랐다. 소비지출전망을 제외한 나머지 지표도 소폭 상승했다. 소비지출전망(113)은 전월 수준을 유지했지만, 6개 지수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완만한 소비 회복 흐름, 수출 부진 완화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심리지수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2로 전월 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1년 뒤 집값이 현재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는 심리가 확산한 것이다. 전국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고 가격 하락폭 둔화도 지속되는 등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향후 금리 수준을 가늠하는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12로 7포인트 급상승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6개월 후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는 의미다. 4회 연속 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에 영향을 받아 높은 금리 수준이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커진 영향이다.

 

향후 1년 간 물가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3.3%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올해 2월 4%를 기록한 후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공공요금(75.9%)이 가장 높았고, 농축수산물(34.5%), 개인서비스(26.1%) 등 순이었다.

 

다만 이번 조사에는 집중호우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의 여파가 포함되지 않아 하락 흐름이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황 팀장은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집중호우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이 예상돼 하락 흐름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