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만 추락한 IMF 성장률 전망, 기업 활력 높여 돌파구 찾길

한국 경제가 끝모르게 추락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그제 ‘세계경제전망(WEO)업데이트’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1.5%에서 1.4%로 0.1%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7월부터 5차례 연속 하향 조정이다. 1년 넘게 이어진 수출 부진과 더딘 경기 회복세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우리 경제만 뒷걸음치고 있다는 게 더 걱정이다.

IMF는 각국의 소비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고 은행 위기 등 불안 요인도 줄어든 것을 이유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3.0%로 0.2%포인트나 올렸다. 미국(1.6%→1.8%), 유로존(0.8%→0.9%), 일본(1.3%→1.4%) 등도 상향 조정됐다. 최악의 경기 침체로 내다봤던 영국마저도 에너지 가격 하락과 강력한 소비 회복세로 무려 0.7%포인트 상향 조정된 0.4%로 예측됐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와 독일(0.2%포인트↓)만 내려갔다는 게 심각성을 더한다.



앞서 한국은행도 올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6% 성장했다고 밝혔다. 역성장은 면했지만 민간·정부 소비와 투자가 일제히 줄어든 가운데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든 ‘불황형 성장’이란 점에서 상저하저(상·하반기 저성장) 우려까지 나온다. 민간소비가 2분기 -0.1%로 저조했고, 투자도 건설투자(-0.3%), 설비투자(-0.2%) 모두 감소했다. 1.4% 달성마저 장밋빛 전망이라는 비관론까지 나올 정도다.

세수악화 등으로 정부의 운신 폭이 좁아진 상황에서 윤석열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마저 확고하다. 내수·수출을 이끌 최후의 보루는 결국 기업 등 민간뿐이다. 2018년 26.8%였던 대중 수출 의존도가 상반기 19.5%까지 떨어졌다. 리오프닝 효과는커녕 더는 중국 특수를 기대해선 곤란하다.

우리 경제의 또 다른 축인 반도체도 위기다. 기업의 투자 위축이 저성장 고착화로 이어지는 건 막아야 한다. 상저하고(上低下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게 급선무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기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징벌적 세제·규제를 혁파하고, 금융 등 전방위 지원을 통해 기업의 활력을 되살려야 한다. 정부도 노동시장 유연화 등 노동개혁을 서두르는 동시에 수출 다변화 등 경제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