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勞없이 ‘초고령사회 연구회’ 발족… 한노총 “정부 태도 안 바뀌면 참여 안 해”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계속고용을 논의하기 위한 ‘초고령사회 계속고용 연구회’를 26일 발족했다. 노동계가 참여하지 않는 또 하나의 연구회가 출범한 가운데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정부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경사노위 참여는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경사노위는 이날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에서 ‘초고령사회 계속고용 연구회’를 발족했다. 앞서 정부가 ‘제4차 고령자 고용촉진 기본계획’을 의결하면서 경사노위에 정년 후 계속고용 제도화를 위한 논의체 마련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김덕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상임위원이 27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에서 열린 초고령사회 계속고용 연구회 발족식에 참석해 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공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200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하고 18년 만인 2018년 고령사회로 들어섰다. 불과 2년 뒤인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이로 인한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산업현장 인력난, 국가 잠재성장률 하락, 노년부양비 증가로 인한 재정건전성 저하 등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발족한 연구회는 임금체계 개편과 연계한 정년 이후 계속고용, 재취업, 직업훈련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좌장은 이영면 동국대 교수(경영학)와 김덕호 경사노위 상임위원이 공동으로 맡았고, 학계 전문가 8명과 정부부처 담당자 3명이 참여한다. 

 

이 교수는 이날 첫 회의에서 “고령층이 그 지식과 경험을 살려 노동시장의 핵심인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관련 방안을 마련하는 데 학계 및 관련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논의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연구회에 참가한 전문가와 함께 치열한 논의를 통해 계속고용에 관한 사회적 공론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새롭게 구성된 연구회에도 노동계가 빠지면서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경사노위가 운영 중인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 자문단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연구회도 노동계가 참여하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다. 경사노위의 유일한 노동계 파트너였던 한국노총은 지난 6월 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했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998년 탈퇴를 선언한 이후 줄곧 불참하고 있다. 

 

경사노위는 “노사정이 참여한 논의체를 구성해 사회적 논의를 추진하고자 했으나,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참여 중단 선언으로 사회적 논의가 어렵게 되어 우선 전문가 중심으로 연구회를 발족해 논의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노총은 “정부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경사노위 참여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윤석열정부는 출범부터 노동계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특별한 문제가 없는 노총의 회계장부를 문제 삼아 국고보조금을 중단했다”며 “일부 비리를 노동계 전체 비리처럼 침소봉대해 노조혐오를 조장하고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과 김준영 사무처장에 대한 폭력 진압 등 공권력을 무기로 탄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노총은 기존에 위원으로 참여했던 저출산고령화위원회,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서도 배제됐고 지금도 정부는 건강보험재정운영위원회, 장기요양위원회, 세제발전심의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에서 한국노총을 제외시키고 있다”며 “이러한 정부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한국노총은 기존 입장을 번복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