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 누그러뜨린 美 성장률… 2분기 2.4%로 전망치 상회

미국 경제가 지난 분기 고금리 기조가 유지됐는데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경기 침체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미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2.4%로 집계됐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1분기(2.0%)는 물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2분기 전망치(2.0%)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사진=UPI연합뉴스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률은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 기업들의 비주거 부문 고정투자, 연방·지방 정부의 지출 증가가 이끌었다.

 

특히 미 경제활동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 지출이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0.6%)보다는 서비스(2.1%) 부문 지출 증가폭이 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전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2001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5.25∼5.50%)을 기록할 정도로 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계속 지갑을 열었다는 의미다. 최근 미국의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상회하고 있는 가운데 차량 구매, 온라인·외식 지출, 여행 등의 소비가 증가했다.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가팔라진 것도 소비 지출 증가를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 

 

WSJ는 “이번 GDP 보고서는 금리 인상에도 경제가 여전히 회복탄력적이라는 증거를 추가한다”며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때문에 올해 중반부터 경기가 침체할 것으로 전망했던 경제학자들은 이제 그런 예상을 자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AC커츠앤어소시에이츠의 에이미 크루스 커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위험의 모퉁이를 돌았다”며 “침체에 무게를 두는 대신 침체와 침체가 아닌 것 사이에서 균형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 마이클 개펜 역시 “올해 초 우리 모두를 겁먹게 했던 것들이 다 사라졌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T.로우프라이스의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 블레리나 우루치는 “소비를 뒷받침했던 모든 긍정적인 것들이 더이상은 강력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착륙은 취소된 것이 아니라 단지 연기된 것”이라고 말했다.

 

WSJ도 고금리가 지속되면 대출을 받아 구매하는 고가의 상품은 더욱 비싸질 것이고 학자금 대출 상환도 올해 말 재개된다면서 하반기에도 상반기 같은 소비 지출 증가세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성장률은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3차례 나눠 발표된다. 이날 발표는 속보치로 향후 수정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