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심 편집장 “화보 잘 찍기 위해 모델 몸 주무른다고? 그런 촬영 용납안돼”

SNS에 ‘성인 화보 모델 성폭행 논란’에 “모델과 단둘이 일대일 촬영 하는 것부터가 이해 안돼. 이건 어디에나 있는 갑질과 폭력, 비인간성에 대한 이야기” 목소리 높여

남성 잡지 맥심의 한국판 편집장 이영비가 최근 성인 화보 모델들의 성추행 폭로 논란에 대해 장문의 글로 입장을 밝혔다.

기사와 직접 연관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이영비는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맥심 일 시작하고 몇년 후에 ‘장OO 사건’이 터졌다”며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그즈음 ‘꽃보다 남자’로 주목받던 그녀와 맥심은 화보 촬영을 하자고 의논 중이었다”고 입을 뗐다. 

 

이어 “모델업계에 들어 발을 붙인 뒤 이상한 이들을 많이 만났다”며 “양아치, 사기꾼들, 성희롱, 추행, 강간, 지독한 가스라이팅, 노예계약으로 등쳐먹는 놈, 소속 연예인 가격표 매겨 성접대 시키는 것도 봤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곤란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며 “광고주랍시고 술자리 요구하고, 선배랍시고 술 먹고 터치하고, 밖에서는 진짜 무슨 세상 다 구할 것처럼 굴던 모 유명 스타는 ‘너는 어디가 이러이러하게 생겨서 뭐를 잘하겠다’, ‘쟤는 잘하게 생겼다’ 그런 소름끼치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영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아울러 “‘라떼는 이랬는데, 지금은 양반이야’, ‘그때는 야만의 시대고 지금은 그래도 나아졌어’ 이런 의미가 아니다”라며 “그냥 단순하게 그때도 싫고 지금도 소름끼치게 싫다”고 분노했다.

 

나아가 “잡지사 에디터에게도 가끔 그런 일이 벌어졌으니, 자신이 마음대로 해도 될 것 같은 대상들에게는 얼마나 가혹했을까 싶다”고 피해자들을 언급했다. 

 

과거 이런 상황을 바꿔보려 직접 싸워봤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솔직히 나 역시 도망치듯 회피한 적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도망친 그 모든 과거,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후회가 된다”며 “왜 내가 그때 피했을까”라고 후회했다.

 

더불어 “그 순간이 쌓여 누군가에겐 면죄부가 되고, 또 누군가가 피해자가 된 건 아닐까”라고 무기력함을 한탄했다.

 

이영비는 또 “어린 모델 친구보다 조금 더 일찍 이 판에 뛰어든 저는, 올해에도 일어나는 이런 류의 사건을 볼 때 후회와 분노를 크게 느낀다”며 “아직 사건 진행 중이고, 직접적으로는 모르는 일이니 지레짐작해 추측하거나 함부로 말하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하지만 단언한다”며 “이건 업계 문제가 아니고 관행도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특히 “애초에 모델과 단둘이 일대일 촬영을 하는 것부터가 이해가 안 된다”며 “화보를 잘 찍기 위해 모델 몸을 맘대로 주무른다고? 나는 그런 촬영장은 용납할 수 없다”고 최근 성폭력 고소 사건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업계 밖, 많은 분에겐 그저 야한 화보 찍는 모델에게나 일어나는 더러운 사건, 흥밋거리 이슈일지도 모른다”며 “나도 내 영역 밖의 일은 그렇게 생각하는 부족한 사람인 탓”이라고 덧붙였다. 

 

덧붙여 “이건 어디에나 있는 갑질과 폭력, 그리고 비인간성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어디에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욱 위험한 빨간불”이라며 “단순하다. 아닌 건 아닌 것”이라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