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찾은 울산시 남구 태화강역. 광장 한편에 지상 4층 높이의 원통형 건물이 있었다. 건물에는 ‘자전거 주차장’, ‘코레일X울산 남구’라고 쓰여 있었다. 출입구에는 거미줄이 잔뜩 쳐져 있었다. 역을 오가는 시민들 중 이 건물을 눈여겨보거나 다가가는 사람은 없었다. ‘유령건물’인 듯 지나칠 뿐이었다.
건물 안에 자전거는 한 대도 없었다. 1층 출입구 왼쪽에 있는 주차기계 조작패드엔 ‘점검중’, ‘주차불가’, ‘운전정지’란 빨간색 글자가 떠 있었다. 그 아래에는 ‘주차기 장애입니다. 관리자에게 문의해야 합니다’라는 안내문구가 보였다. 수억원을 들여 지은 자전거 기계식 주차장이 자전거 한 대도 없는 커다란 고물이 돼 있었다.
자전거 주차장은 한국철도공사가 2010년 6억여원을 들여 지었다. 연면적 59.2㎡ 크기의 건물로, 자전거 168대를 세울 수 있다. 자동차 기계식 주차타워처럼 자전거를 1층 출입구에 세우면 기계 장치가 자동으로 타워 윗쪽으로 자전거를 올리고, 내리는 시설이다. 공사는 같은 해 울산 남구와 협약을 맺고 주차장의 유지와 관리, 운영을 위임했다. 남구는 한 해 운영비 2000여만원씩을 들여 8년간 이 주차장을 운영했다.
국가철도공사 영남본부 측은 자전거 주차장 기계 상태를 파악해 고치고, 남구와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한다. 다만, 정비 비용이 과하게 들면 남구뿐 아니라 철도공사와도 재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남구 한 관계자는 “기계가 잘 운영되는 것만 확인하면 다시 운영에 나서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