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이 14명이 숨지고 10명의 부상자를 낸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 관련 기관들에 대한 감찰 결과를 엊그제 발표했다. 국무조정실은 오송 침수 참사를 정부가 부실한 임시제방을 방치하고 사고위험을 알리는 신고를 묵살해 발생한 ‘인재’로 결론내렸다. 이에 국조실은 36명에 대한 수사의뢰를 포함해 100여명에 대해 책임을 물었다. 충북도 9명,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8명, 충북경찰청 6명, 청주시 6명, 충북소방본부 5명과 민간인 2명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했다. 34명 공무원 중에는 실·국장 등 간부급 12명도 포함됐다. 이들 외에 이상래 행복청장, 이우종 충북도 행정부지사, 정희영 청주흥덕경찰서장, 신병대 청주시 부시장, 충북소방본부 직무대리 등 60여명의 공무원에 대해서도 해당 기관에 통보해 상응하는 징계를 요청키로 했다. 이렇게 많은 공무원에게 책임을 물은 것 자체가 ‘관재’라는 방증이다.
감찰 결과에 따르면 이번 참사는 2021년 11월 기존 제방을 무단 철거하고 규격에 미달되는 임시제방을 설치한 데서 비롯됐다. 공사를 발주한 행복청은 관리감독을 등한시했고 임시제방이 무너진 이후에도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 해당 건설사는 임시제방 붕괴 이후 그 흔한 중장비를 동원하지도 않고 인부 몇 명이 삽으로 임시제방을 세우는 시늉만 했다. 임시제방만 제대로 쌓았더라도 사상자가 그렇게까지 많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