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주간 지속된 기록적인 폭염으로 주말간 전국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했다. 열사병 등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원만 주말간 12명 이상에 이른다.
온열질환은 열로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발병한다. 열사병과 열탈진(일사병) 등이 대표적이며, 어지러움과 메스꺼움, 두통, 피로감 등 증상을 동반한다.
30일 질병관리청이 집계하는 ‘2023 온열질환 감시체계 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국내 응급 의료기관 504곳에서 276건의 온열질환자 발생 신고가 접수됐다.
특히 전날에는 표본감시 기준 만으로 환자 6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청 표본감시 집계 외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행정안전부가 확인하는 추가 사망자까지 더하면 12명 이상이 온열질환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틀새 전국적으로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경북 6명, 경남 2명, 경기 2명, 충북 1명, 전북 1명 등이다.
먼저 전북 군산시 거주 70대 A씨는 지난 29일 오후 3시4분쯤 집 마당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가족의 119 신고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같은날 오후 3시11분쯤 충북 옥천군 옥천읍 가풍리의 한 주택에서는 실외 작업을 하던 80대 남성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심정지 상태인 이 남성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
경남에서는 밀양과 남해에서 농사일을 하던 50대 남성과 80대 여성이 각각 사망했다. 이들은 28~29일 야외에서 밭일 등을 하다 열사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의 옥수수 밭에서도 90대 여성 B씨가 숨졌다.
또 경기 안성시 대덕면의 한 밭에서도 80대 남성 C씨가 사망했다. C씨는 가족에 의해 발견됐다.
경북에서는 이날 하루 기준 119를 통해 온열질환 추정 환자 6명에 대한 신고가 접수됐다. 이 중 2명이 숨졌고, 4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천 감천면 관현리에서는 80대 남성이 풀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발견 당시 체온이 평소보다 높았다.
문경 마성면 외어리에서도 90대 남성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밭일을 하러 갔다 온열질환에 걸렸다.
질병청에 따르면 높은 기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다리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뇌로 가는 혈액이 일시적으로 감소해 어지러움을 유발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서늘한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수분 보충이 안 되고 증상이 지속되면 체온 중추가 작동을 하지 않는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빠른 갈증 해소가 필요하면 스포츠 음료와 물을 섞어 마시는 방법을 권장한다.
라디오나 TV의 무더위 관련 기상 상황을 주목하고, 낮에는 외출·운동 대신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편 지난 5월20일 집계 후 누적된 온열질환자는 1015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17명이었으며, 현재까지 일일 최대 온열질환 표본 신고는 지난 21일 81건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