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신천지 상대 1000억원대 손배소송 화해로 일단락

대구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규모 집단감염 등에 중요한 원인을 제공했다며 신천지교회를 상대로 제기한 거액의 손해배상소송이 3년여 만에 양측간 화해로 일단락됐다. 법원의 화해 권고를 대구시가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대구지법 민사11부(부장판사 성경희)가 이 소송과 관련해 지난 14일 제시한 화해 권고를 수용했다고 31일 밝혔다. 권고 내용은 원고인 대구시는 소를 취하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와 피고가 각자 부담하라는 것이다.

대구시 방역단이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020년 3월 신천지 교회 앞에서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시는 2020년 6월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들의 집단 감염으로 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했는데도 집합시설과 신도 명단을 누락한 자료를 제출해 방역과 지역경제에 큰 피해를 줬다며 신천지 대구교회와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을 상대로 1000억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시는 또 행정조사 결과 신천지측은 대구교회 건물 상당 부분을 종교시설로 무단 용도 변경해 종교시설로 허가받지 않은 곳에서도 예배를 한 사실도 확인하고 이것이 집단감염의 원인이 됐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약 3년을 끌어온 재판에서 역학조사 관련 문서가 확보되지 않아 원고 측 주장이 입증되지 않는 등 재판 과정에 진척이 없자 최근 양측에 화해를 권고했다.

 

화해 권고 결정은 소송 당사자들이 법원의 결정을 받은 때로부터 2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그대로 확정돼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가진다. 이번 화해는 신천지 측이 결정을 받고 2주가 경과한 지난 29일 0시, 대구시는 31일까지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효력이 발생한다.

 

대구시가 시효 완료 전에 이미 이의제기를 하지 않기로 결정해 3년간의 법정 다툼은 마침내 끝을 보게 됐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지난 5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소 제기 자체가 무리했다고 본다. 신천지 사람들한테만 치료비를 별도로 받겠다는 것인데 그들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대구 시민이다"면서 소송 취하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