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제르 쿠데타 장기화에 EU가 들썩이는 이유

전체 우라늄 수입 20% 의존
원자력 발전 원료… 수급 우려
원전 의존도 높은 佛 ‘노심초사’
“러시아산 제재 더 어려워질 듯”

서아프리카 니제르의 군부 쿠데타 사태 장기화에 유럽연합(EU)이 불안해하고 있다. EU가 원자력 발전 원료인 우라늄의 20% 이상을 니제르에서 수입하고 있어서다.

 

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니제르의 쿠데타가 교착 상태에 접어들면 EU가 원전 분야에서 세계 최대 농축 우라늄 수출국인 러시아산 품목을 제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을 전했다.

사진=AF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는 러시아산 원유 등에는 제재를 가해 유럽 수출길을 막았으나 우라늄에 대해선 그러지 못했다. 러시아가 발전원이 되는 농축 우라늄의 40% 이상을 세계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EU는 러시아로 인해 불안정성이 가중된 우라늄 공급망이 니제르 사태로 더 큰 혼란에 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유라톰(유럽원자력공동체)의 2021년 데이터 기준 니제르는 EU의 우라늄 최대 수입국(약 24%)이다. 그 뒤를 카자흐스탄과 러시아가 잇는다.

 

특히 프랑스의 근심이 크다. 전체 전력 수요의 70% 이상을 원전에 의존하는 프랑스는 니제르에서 필요한 우라늄의 15% 이상을 받고 있다. 아프리카 사헬(사하라 사막 남쪽) 지역의 마지막 동맹국이었던 니제르서 쿠데타 이후 반프랑스 정서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위기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다만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고 “니제르의 우라늄 공급이 중단되더라도 공급처가 다각화돼 있어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우라늄 재고를 약 2년 치 비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니제르 상황은 갈수록 악화일로다. 서아프리카 국가 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가 군부가 축출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며 니제르에 대한 군사 개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마찬가지로 쿠데타 세력에 장악된 말리·부르키나파소는 ECOWAS가 니제르에 개입할 경우 이를 자신들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며 맞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