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무마 대가로 억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경찰 고위 간부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2부(부장검사 김선규)는 전날 서울경찰청 소속 김모 경무관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경무관은 지난해 6월 경찰 수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대우산업개발 이상영 회장에게서 3억원을 받기로 약속하고 이 중 1억2000만원을 실제로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공수처가 자체 인지해 수사한 첫 사례다. 공수처는 수사 과정에서 김 경무관이 다른 기업 관계자 A씨로부터 수사 민원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수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도 포착했다.
이번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A씨와 관련된 혐의만 우선 적시됐다. 공수처 관계자는 “공여자 측인 이 회장과 (김 경무관) 본인을 대상으로 수사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어 영장에선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뇌물 액수가 크고 김 경무관이 혐의를 부인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경무관은 지난달 28일 첫 피의자 신분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경무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2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김 경무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공수처 출범 후 첫 구속 사례가 된다. 공수처는 앞서 2021년 고발사주 혐의로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두 번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