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억대 뇌물수수’ 경무관 구속영장

수사 민원 대가로 금품 받은 혐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무마 대가로 억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경찰 고위 간부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2부(부장검사 김선규)는 전날 서울경찰청 소속 김모 경무관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7월 28일 억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현직 경찰 간부 김모 경무관이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김 경무관은 지난해 6월 경찰 수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대우산업개발 이상영 회장에게서 3억원을 받기로 약속하고 이 중 1억2000만원을 실제로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공수처가 자체 인지해 수사한 첫 사례다. 공수처는 수사 과정에서 김 경무관이 다른 기업 관계자 A씨로부터 수사 민원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수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도 포착했다.



이번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A씨와 관련된 혐의만 우선 적시됐다. 공수처 관계자는 “공여자 측인 이 회장과 (김 경무관) 본인을 대상으로 수사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어 영장에선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뇌물 액수가 크고 김 경무관이 혐의를 부인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경무관은 지난달 28일 첫 피의자 신분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경무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2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김 경무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공수처 출범 후 첫 구속 사례가 된다. 공수처는 앞서 2021년 고발사주 혐의로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두 번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