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은 올해 국가보훈처가 62년 만에 국가보훈부로 승격됐다. 부산지방보훈청은 국가보훈부의 국정과제인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분을 존중하고 기억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부산시민과 청소년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다양한 행사를 통해 영웅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계기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6·25 참전 유공자에 감사 분위기
올해는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는 특별한 해다. 부산지방보훈청은 참전용사들의 위대한 희생과 헌신을 통해 이룬 놀라운 70년, 성공의 대한민국 역사를 함께 공유하는 의미를 담은 ‘AMAZING 70’을 핵심 메시지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캠페인에는 전종호 부산보훈청장을 시작으로 박형준 부산시장과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동참하며, 참전유공자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메시지 전달에 앞장섰다. 또 민간기업체 대표와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이어지며 참전유공자의 헌신을 되새기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특히 유엔평화기념관을 비롯한 유엔기념공원 일대에서 ‘유엔 Peace Road 걷기대회’를 열고 참전용사들에 대한 감사와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유엔평화기념관에서 출발한 걷기대회는 국가유공자 및 학생 등 700여명이 참가해 6·25전쟁 참전 22개 국가의 의미를 담아 유엔기념공원과 평화공원 등 유엔평화문화특구 2.2km 구간을 걸었다.
국가보훈부는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인 올해 6·25참전유공자 전원에게 새로운 제복을 지급한다. 부산보훈청도 새로운 제복을 입은 참전유공자의 멋진 모습을 남겨드리기 위해 6·25전쟁 기념식에서 참전용사들을 대상으로 전우들과 촬영한 기념사진을 액자로 제작해 전달했다. 또 부산영상예술고 학생들의 재능기부로 제복 입은 참전유공자 70분의 캐리커처를 그려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와 함께 직접 전달했다. 새로운 제복을 통해 참전유공자들의 자긍심이 높아지고, 참전영웅을 존경하고 예우하는 보훈문화가 우리 사회 전반에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상 속에 참전유공자에게 감사하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대국민 홍보활동도 추진 중이다. 대선주조·부산우유·컴포즈커피·더리터 등 부산지역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정전 70주년 홍보 이미지를 담은 특별 에디션 제품을 출시하고, 부산도시철도 1호선 차량 내부를 보훈캐릭터 ‘보보’와 유엔군 참전의 날인 ‘7·27’ 등으로 꾸민 호국열차를 운행했다.
◆독립운동의 역사를 스토리텔링으로 전달
부산보훈청은 8월에도 광복절을 중심으로 애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먼저 부산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인 백산 안희제 선생의 순국 80주년을 맞아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백산 안희제 선생 순국 80주년 기념 주간’으로 지정·운영한다. 선생의 공훈을 널리 알리고 애국애족 정신을 기리기 위한 이번 행사는 ‘진심문화제’를 시작으로 극단해풍 주관 뮤지컬 공연과 백산기념관을 환히 밝히는 야간경관 조명 점등식이 진행된다. 이어 5일 오후 7시부터 중구 용두산공원 야외특설무대에서 부산오페라연합회 주관으로 백산 안희제 선생의 일생을 스토리텔링으로 재구성한 헌정음악회 ‘그랜드 칸타타 백산’이 개최된다.
◆국민참여형 보훈문화제 연중 개최
부산보훈청은 국가를 위한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국민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도록 독립·호국·민주를 주제로 하는 다양한 국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한다.
지난 4월 부산진구 서면 놀이마루에서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이 자유민주주의 역사를 기억하고 민주화정신을 공감할 수 있는 부산 민주청소년문화제 ‘청소년, 대한민국의 봄을 그리다’를 개최했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기념식과 달리 댄스 콘테스트와 랜덤플레이댄스, 체험부스 등 청소년들이 흥미를 가지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위주로 구성돼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5월에는 해운대 모래축제와 연계해 호국을 주제로 ‘2023 모래로 만나는 보훈문화제’를 열었다. 군모와 군화 속에 꽃피운 ‘어메이징(AMAZING) 70’을 형상화한 모래작품을 전시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모래축제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호국보훈의 의미를 전달했다.
교육청과 협력을 통한 보훈교육·보훈문화 확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가보훈부는 지난해 12월 부산시교육청과 미래세대 중심 보훈문화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협약은 청소년들이 나라를 위해 희생·헌신한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억하고 본받기 위해 학교에서부터 보훈문화를 장려해야 한다는 점에 양 기관이 공감하면서 추진됐다.
부산보훈청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이 보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체험행사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 부산 동래구 여고초등학교에서 ‘보후니와 함께하는 웰컴 보훈골든벨’을 개최했다. 6학년 전체 어린이 170여명이 보훈을 주제로 한 다양한 문제를 풀면서 나라사랑 정신을 함양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또 부산남부교육지원청과 공동으로 ‘유엔참전영웅께 드리는 감사의 영문편지쓰기대회’를 개최했다. 청소년들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희생한 유엔참전영웅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영어로 편지를 쓴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 우수작은 8월 한 달간 유엔평화기념관에 전시된다.
◆전종호 부산지방보훈청장 “국가유공자 예우 강화 국민통합 위한 첫걸음”
지난해 9월부터 부산지역 보훈업무 사령탑으로 부임한 전종호(사진) 부산지방보훈청장은 “보훈은 대한민국의 가장 강력한 정체성”이라고 주장했다.
전 청장은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고 보훈문화를 확산하는 것이야말로 국민통합을 위한 첫걸음이자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부산보훈청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물질적 지원과 정신적 예우를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전 청장은 “공헌과 희생의 정도에 상응하는 보상금을 지급하고, 몸이 불편하신 분들은 의료서비스와 교육·취업·대출지원을 통해 자립·자활할 수 있는 물질적 지원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유공자의 희생정신을 기억하고 선양하기 위한 다양한 기념행사와 현충시설물 관리를 통해 국가유공자에 대한 사회적 예우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은 보훈 역사의 숨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 부산이 특별한 이유로는 ‘중앙공원’을 꼽을 수 있다. 중앙공원은 부산지역 항일투쟁의 역사를 기록한 광복기념관을 비롯한 호국전몰용사들의 영령을 모신 충혼탑과 부산시민의 민주주의정신을 기리는 4·19위령탑이 자리 잡고 있다. 보훈의 핵심가치인 독립·호국·민주를 모두 아우르는 진정한 보훈 테마공원이다. 또 유엔 참전군 전몰장병이 영면해 있는 세계 유일 유엔묘지인 유엔기념공원과 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기 위한 복합문화공간인 유엔평화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부산보훈청은 일상에서 국가유공자를 존중하는 보훈문화 확산을 위해 보훈가족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보훈문화를 공유하고 공감대 형성을 위한 사업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 청장은 “보훈문화제와 정전 70주년 기념행사 등 보훈행사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부산시민들께 감사드린다”며 “부산의 특별한 역사적 가치를 알릴 수 있는 다채로운 사업 추진으로 부산이 보훈의 성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