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동쪽 국경 긴장…폴란드, 벨라루스 국경 병력 추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쪽 최전선’ 폴란드가 확전 우려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웃 벨라루스에 주둔 중인 러시아 용병단체 바그너그룹의 폴란드 침투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폴란드는 벨라루스의 영공 침범을 주장하며 동부 국경에 병력을 증강하기로 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폴란드 국방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벨라루스 헬기가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며 동부 국경에 병력을 추가로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 20일(현지시간) 폴란드 부크강 인근 국경 지대에 출입 금지 표지판이 서 있다. 코스톰올티=로이터연합뉴스

폴란드 국방부는 “해당 국경 지대로 전투용 헬기를 비롯한 추가 병력 및 자원을 파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폴란드 동부 비아워비에자 주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벨라루스 휘장을 단 헬기를 목격했다는 글을 올렸다. 폴란드군은 벨라루스의 영공 침범을 처음에는 부인했지만, 이후 국방부 발표에서 “국경 근처에서 훈련을 진행하던 벨라루스 헬기 2대가 폴란드 영공을 침범했다”며 이를 인정했다. 

 

국경 침범에 대해서 나토에 보고했고, 벨라루스 대리 대사를 초치해 해명을 요구했다고도 전했다.

 

반면 벨라루스는 영공 침범을 부인하고 폴란드의 주장이 병력 파견을 위한 핑계라고 반박했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텔레그렘에 폴란드가 “해외 ‘주인님들’과 상의한 이후 이번 사건에 대한 생각을 바꾼 게 분명하다”며 “폴란드는 이번 발표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를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무장 반란에 실패한 바그너그룹이 벨라루스에 주둔하기 시작한 이래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에는 긴장이 고조돼 왔다.

 

폴란드는 지난달 초 벨라루스에 주둔 중인 바그너그룹을 의식해 병력 1000명을 벨라루스 국경 근처로 보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지난달 29일 바그너그룹 부대 약 100명이 폴란드 국경지대 근처로 이동했다며 “바그너그룹이 난민 사이에 섞여 폴란드로 침투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바그너 용병들의 폴란드 진입 가능성을 흘리면서 폴란드를 자극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바그너 그룹이 폴란드 진격을 원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