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어르신들, 쌈짓돈 모아 110만원 수해 성금

무료급식소 이용 100여명
“도움 받다 도움 주니 기뻐”

노령과 빈곤으로 무료급식소를 찾던 경북의 70∼90대 노인들이 쌈짓돈을 모아 수해 복구 성금을 기부했다. 감동의 주인공은 ‘칠곡사랑의집 무료급식소’를 이용 중인 노인 100여명이다.

경북 칠곡군은 전날 칠곡사랑의집 무료급식소가 집중호우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을 위해 써달라며 110만원을 전달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 1일 경북 칠곡군 칠곡사랑의집 무료급식소에서 노인들이 수해 이재민을 위해 써달라며 모은 성금을 기부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권차남(75) 센터장은 수해복구 동참 방안을 고민하던 중 조그마한 보탬이 되고자 모금을 시작했다. 권 센터장은 김치통에 구멍을 뚫고 종이에 ‘사랑의집 모금함’라는 문구를 적었다. 무료급식소를 이용하는 노인들에게 수해 피해 상황을 설명하면서 “작은 정성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노인들은 흔쾌히 동참했다. 노인들은 주머니에 든 지폐와 동전을 꺼내 김치통에 넣기 시작했다. 김치통에는 1만원짜리 지폐에 10원짜리 동전까지 모였다. 노인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은 한국재난센터를 통해 경북 북부지역 호우피해 이재민 지원을 위해 쓰인다.

권 센터장은 “노인들이 이제껏 나라와 다른 사람에게 도움만 받으며 살아왔는데 이렇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기뻐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