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임 지겠다"…해병1사단장 ‘채수근 상병 사고’에 사퇴 의사

해병대사령관에 부하 선처 호소

경북 예천 수해 현장에서 발생한 해병대원 사망 사고와 관련해 해당 지휘관이 사실상 사퇴 의사를 밝혔다.

2일 해병대 관계자에 따르면 임성근 해병 1사단장은 지난달 28일 김계환 해병대사령관과 만난 자리에서 고 채수근 상병 사망과 관련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단장으로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사령관은 “무슨 뜻인지 이해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21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내 체육관인 '김대식관'에 마련된 고 채수근 상병의 분향소에 정부가 수여한 보국훈장 광복장이 채 상병 영정 아래에 놓여 있다. 연합뉴스

채 상병은 해병 1사단 포병여단 제7포병대대 소속이었다. 지난달 19일 수해로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예천 내성천에 재난 대응을 위한 신속기동부대 일원으로 투입돼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임 사단장은 자신이 모두 책임질 테니 부하들은 선처해 줄 것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해병대가 장병들에게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고 수중 수색을 시킨 것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졌다.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자 지휘 계통상 최상급자인 사단장이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간 해병대가 자체 조사를 실시해 온 이 사안은 조만간 경북경찰청에 이첩될 예정이다. 경찰 수사가 개시되면 누가 지시를 내렸는지, 해당 지시가 무리했는지, 재난관리규정 및 대응 매뉴얼에 맞게 조치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전망이다. 해병대가 실종자 수색 전 사전에 소방당국으로부터 안전 유의사항을 통보받았는지 여부도 수사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소방당국이 해병대 측에 “강과 맞닿은 경계지역은 무너질 수 있느니 진입을 금지하라”고 구두로 경고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최용선 해병대 공보과장은 전날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당시 신속기동부대는 소방당국의 지휘소에 들어가 수색작전 현황에 대해 청취한 바는 있으나, 안전 유의사항에 대해 전달받은 바는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