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의 철근 누락 부실시공과 관련, 입주자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을 하고 입주예정자에게는 계약해지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LH가 발주한 아파트뿐 아니라 민간 아파트에 대해서도 9월 말까지 전수조사를 통해 부실시공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당정은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긴급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아파트 부실시공 관련해 대책을 논의했다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김정재 의원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김 의원은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강공사, 책임자 처벌은 물론 입주자대표회의와 협의해 입주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상응하는 손해배상을 하고, 입주예정자에게는 재당첨 제한 없는 계약해지권 부여 등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여당 관계자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무량판 구조물에서 전단보강근(철근)이 제대로 시공되지 않은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됨에 따라 무량판 구조를 특수구조물로 포함해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특수구조물은 구조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건축 기준, 절차를 강화한 건축물로, 구조기술사가 설계와 감리 과정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무량판 구조는 대들보를 없애고 기둥이 슬래브를 받치는 형식이다. 특수구조물 지정 추진은 무량판 설비에 대한 불안감 확산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되나, 일각에서는 무량판 자체가 특수한 공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닌 만큼 특수구조물 지정은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으로부터 공익감사 청구를 접수 받은 감사원은 LH에 대한 감사 착수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무량판 구조로 시공된 민간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수조사에 1000명 이상 인력을 투입해 조사 기간을 단축할 방침이다. 지난달 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전수조사 때는 3개월이 걸렸지만, 국민 불안이 큰 점을 감안해 추가 인력 투입 등으로 진행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LH 이한준 사장은 이날 LH 서울지역본부에서 건설카르텔과 부실시공 근절을 위한 LH 책임관계자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부실시공 설계·감리업체는 한 번 적발로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사태와 직접 관련이 있는 설계, 시공, 감리 관련 업체와 관련자는 수사 의뢰한다.
◆LH “反카르텔본부 설치해 부정 근절” 與 “국조 추진… 부패 배후 찾아내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서 무더기로 ‘철근 누락’이 확인된 것을 계기로 LH에 반카르텔 공정건설 추진본부가 설치된다.
이한준 LH 사장은 2일 서울 강남구 서울지역본부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건설 카르텔 철폐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 사장은 “국민의 보금자리로서 가장 안전해야 할 LH 아파트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번에 건설안전을 제대로 확립 못하고 설계·감리 등 LH 건설공사 전 과정에서 전관 특혜 의혹을 불식시키지 못하면 ‘LH의 미래는 없다’는 각오로 고강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LH는 건설 이권 카르텔과 부실 공사를 근절하기 위해 경기남부지역본부에 반카르텔 공정건설 추진본부를 설치한다. 건설안전기술본부장이 본부장을 맡고, 분야별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다. 추진본부는 건설공사 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관예우, 이권 개입, 담합, 부정·부패 행위 등을 근절하는 역할과 투명한 건설 혁신 방안 마련을 담당하기로 했다.
LH는 부실 시공 유발 업체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을 검토할 방침이다. 중대재해와 건설 사고를 유발한 업체는 입찰 참가를 제한하는 등 퇴출 수준의 직접 제재에 나서는 방안도 논의한다.
LH 조직 내부적으로는 감리 용역 전담 부서를 개편하고 감리사 현장 관리 조직을 의무화한다. 공사 단계별로 건축물 정밀안전점검 의무도 시행한다.
전관 특혜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단계에서 전관이 개입할 수 있는 업무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전관 업체 간 담합 정황이 의심되면 즉시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여당은 LH 발주 아파트의 철근 누락 부실 시공 사태와 관련해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 생명을 내팽개친 지하주차장 공사의 배후를 철저히 가려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건축 이권 카르텔이 벌인 부패 실체를 규명하고 그 배후를 철저히 가리기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적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진상 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TF 위원장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이 맡는다.
야당은 국정조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당 측 국정조사 제안에 대해 “비리는 검찰이 수사하고 국토교통부가 책임지고 대책 마련하라는 게 민주당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국정조사와 연계하는 안에 대해서도 “전혀 다른 사안”이라며 “LH 비리는 검찰 수사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부실 공사 방지법’ 대부분은 국회에 계류돼 있다. 지난해 1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부실 시공 재발 방지·처벌 강화, 건설사와 감리사의 안전 관리 책임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법안 등이 잇달아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