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사진기자가 들려주는 숲의 멋과 맛

세이버링으로 음미한 숲은 맛있다/이범석/청파랑/1만8000원

 

쑥부쟁이와 구절초도 구별하지 못하던 저자는 일간신문 사진기자 은퇴 후 양평의 숲 학교에서 ‘세이버링’(savoring)에 눈을 뜨게 된다. 이후 숲해설가와 산림치유사 자격을 얻었다. 세이버링은 숲을 맛보는 방법이다. 우선 시간을 갖고 식물과 눈 맞추기를 한다. 다음, 미시적으로 접근하며 말을 걸어 본다. 왜 그럴까, 뭘 하려고? 물음표로 시작해서 느낌표로 마칠 때까지의 과정에서 비로소 감성의 스토리가 우러나온다. 즉, 세이버링은 자신이 직접 겪는 체험이며 상상이다.

이범석/청파랑/1만8000원

저자는 수년간 밤낮과 계절의 구분 없이 풀과 나무를 관찰한 내용을 생태학적 입장에서 멋으로 드러내고, 인문학적 관점에서 맛으로 풀어냈다. 어린 왕자에서 ‘장미가 소중한 이유는 그 꽃을 위해 공들인 시간 때문’이라고 한 것처럼 잡초 취급을 받는 풀에까지 끈덕지게 달라붙어 따스한 바이오필리아(생명사랑)의 공감을 끄집어낸다.

책은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식물들의 일상을 담았으며, 2부에서는 벼, 목화, 닥나무 등이 밥과 옷, 종이로 인류의 삶과 역사에 끼친 영향을 고찰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식물들이 다른 생물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과 생명에의 존중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