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제르 군부 쿠데타 사태가 주변국과 러시아까지 개입하는 복잡한 국제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니제르 정부 회복을 위해 서아프리카 국가의 군사 개입 움직임이 가시화하자 쿠데타 세력이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에 지원을 요청했고, 주변의 군부 통치 국가까지 이에 가세할 태세라서다.
AP통신은 5일(현지시간) 사태에 정통한 언론인을 인용해 니제르 쿠데타 세력의 지도자 중 한 명이 최근 인접국 말리에서 바그너그룹 인사와 회동을 갖고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서방 당국자도 쿠데타 세력이 말리에 있는 바그너그룹 관계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보고를 들었다고 통신에 전했다.
쿠데타 벨트 확산을 막기 위한 서아프리카 국가들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이날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가나, 기니, 세네갈, 라이베리아 등 서아프리카 15개국의 연합체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2∼4일 나이지리아 아부자에서 연 국방수장 회의에서 니제르에 대한 병력 배치 방법과 시기 등을 담은 군사 개입 권고안을 마련했다. 이는 ECOWAS가 니제르 군부에 6일까지 헌정 질서를 회복하지 않으면 군대를 동원할 수 있다고 경고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의 노력에도 니제르 사태는 장기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우선 ECOWAS가 실제 군사 개입에 나설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ECOWAS 회원국 내에서도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ECOWAS 회원국은 아니지만 니제르 동쪽으로 국경을 맞댄 차드 역시 반대 입장이다. 특히 2020년 이후 속속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가 장악 중인 말리, 부르키나파소 등이 ECOWAS가 개입하면 그들도 즉시 니제르 군부를 지원한다고 맞불을 놓은 상태다. 아프리카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 중인 바그너그룹까지 개입하면 사태는 더 꼬인다. 니제르 사태가 국제분쟁으로 비화할 경우 점점 힘을 잃어가는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 등 국제 테러세력의 새 본거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방 국가 역시 즉각적인 군사 개입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따라서 경제 제재와 외교적 협상 등을 통한 신중한 사태 해결에 힘이 더 실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