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스마트폰 부품 시장 뛰어넘는 전장 사업이 미래”

양사, 4대 모터쇼 獨 ‘IAA 모빌리티’ 첫 동시 참가

2023년 스마트폰 부품 시장 1780억弗
전장은 1810억弗… 고속 성장 전망

삼성, DS·하만·SDI 등 대거 참가
초기 경쟁력으로 고객 선점 나서

LG, VS·조명·마그나 3대축 중심
“2030년까지 매출 20조원 넘을 것”

삼성전자와 LG전자가 9월5∼10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국제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에 나란히 처음 참가한다.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스마트폰과 같은 ‘움직이는 정보기술(IT) 기기’로 진화하면서 전자회사들의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사업 강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글로벌 시장 규모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6일 미국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전장 부품 시장 규모는 올해 1810억달러로 스마트폰 부품시장(1780억달러)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SA는 전장 시장 규모가 2028년 3230억달러에 달하고, 2029년까지 연평균 14% 이상 고속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사가 나란히 ‘세계 4대 모터쇼’로 불리는 IAA 모빌리티에 처음 참가하는 것 또한 이 같은 이유에서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수주가 이뤄지는 전장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초기에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이 모터쇼에 참가한다.

한때 영업이익률 5%를 넘기지 못해 ‘미운 오리’ 취급을 받던 하만은 올해 2분기 매출 3조5000억원, 영업이익 2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4%, 150%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연간 매출 13조2100억원, 영업이익 88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DS부문은 지난달 28일 IAA 모빌리티 관련 기고문을 통해 “자동차와 모빌리티 분야 전반이 중대하고도 지속적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는데, 삼성 메모리 기술이 이런 변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부터 테슬라 전기차에 탑재되는 고성능 자율주행용 반도체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지난 6월엔 현대차와 손을 잡고 2025년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하기로 했다.

IAA 모빌리티 스폰서인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VS사업본부),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모터쇼에서 미래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까지 매출 약 20조원 이상 규모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글로벌 톱 수준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LG전자의 올해 말 전장 수주 잔고는 1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2분기 VS사업본부는 영업손실 612억원을 기록했지만, 실적에 반영된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볼트 EV 리콜 재료비 상승분 1510억원을 제외하면 매출 2조6645억원, 영업이익 898억원으로 역대 2분기 기준 최대치를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