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 폭탄 설치하겠다"… ‘테러 예고글’에 경계근무 강화

인천·김해·제주·김포·대구 5곳
경찰 대대적 수사… “의심점 없어”
순찰 인원 확대·주기 단축 ‘만전’

최근 흉기 난동 사고를 계기로 온라인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범죄 예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전국 공항에 테러를 예고하는 글이 올라와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공항과 항공사도 경계를 한층 강화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7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최근 며칠간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김해공항, 제주공항, 대구공항 등 총 5곳의 공항에서 테러 예고가 발생했다.

7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출국장에서 경찰특공대 대원들이 폭발물 탐지견과 함께 순찰을 돌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에는 인천공항에 폭탄을 설치했으며 폭탄이 터지면 대피하는 사람들을 트럭으로 치고 흉기로 찌르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전날 오후 9시7분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내일 2시에 제주공항 폭탄 테러하러 간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이미 제주공항에 폭탄을 설치했고, 공항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흉기로 찌르겠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해외 IP로 우회 접속한 뒤 글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경찰은 현지 공항을 2시간 동안 정밀수색했지만 위험물을 찾아내지 못했다.

 

대구공항에서도 같은 날 오후 11시16분쯤 동일 게시판에 “8월9일 대구공항에 폭탄 테러를 할 예정이다. 설치 다 해놨고 차로 밀고 들어가서 흉기로 사람들 다 찔러 죽이겠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경찰은 112신고를 접수하고 이날 오전까지 수색을 벌였지만 별다른 테러 의심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7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부산경찰청 경찰특공대 장갑차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이날 0시18분쯤 ‘김해공항 폭탄 테러할 거다’라는 제목의 글이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등장했다. 폭탄 터뜨리고 잭나이프를 들고 가서 다 죽이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김해공항 국제선 1층에서 하얀 가루가 발견됐지만 유해 물질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는 평소보다 경계를 강화해 테러 의심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날 0시 기준으로 평소 ‘관심’ 단계였던 경계경보를 ‘주의’ 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순찰 주기도 90분에서 60분으로 짧아졌고, 여객터미널 내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은 사각지대에 대한 순찰을 강화한 상태다.

 

외곽 초소와 상주직원 출입 통로에서 신원 확인 절차도 엄격해졌고, 공항 내 노숙인 등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도 진행 중이다.

 

인천공항공사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 대원들이 안전하게 출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전날 오후부터 관할 14개 공항에 경계 강화를 지시했다. 순찰 주기를 단축하는 한편, 한 번에 순찰에 나서는 인원도 2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 공항경찰대, 폭발물 처리반(EOD) 등과 공조해 순찰을 강화하고 취약 지역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보안 직원들이 순찰을 돌고 있다. 뉴스1

각 항공사도 기내 난동 등에 대비해 보안 강화 조치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보안 훈련을 시행하는 등 보안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공항 지점 직원이나 승무원 등을 대상으로 전반적으로 보안 안전을 강화하는 지침을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