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월세…다시 아파트 전세로 눈 돌리는 세입자?

"빌라, 세입자 구하기 어려워"
뉴시스

올 하반기 최악의 역전세난이 올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전셋값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우려만큼 심각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안도감이 시장에 퍼지는 분위기다.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규제도 한시적으로 풀려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기 수월해졌다.

 

다만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에서는 여전히 전셋값이 눌릴 가능성이 크고,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의 경우 신규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 여전히 시장 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8일 뉴시스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마지막주(31일 기준) 전국 전세가격은 0.02% 올라 2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지방(-0.03%)은 하락세에 머물러 있지만 수도권(0.07%), 서울(0.09%)은 상승세가 좀 더 뚜렷하다고 인천(0.00%)도 하락세를 멈췄다.

 

급격한 금리인상과 전세사기 우려로 한동안 월세 선호 현상이 나타났지만, 최근 월셋값이 치솟으면서 다시 전세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어난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1월16일 60.1까지 내려갔다가 지난달 31일에는 90.1까지 30포인트나 올랐다.

 

애초 전셋값이 피크에 달했던 2021년 하반기에는 신규계약보다는 계약갱신권을 사용하거나 보증금을 낮추고 반전세로 계약 형태를 바꾼 거래가 주류를 차지했기 때문에 실제 문제가 될 만한 케이스는 많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바닥을 찍고 상승하는 추세이더라도 2년 전의 최고점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기에 안심하기엔 이를 수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는 2021년 12월 15억원대에도 계약이 이뤄진 바 있다. 현재는 상승세에 접어들긴 했지만 같은 면적이 10억~11억원대에 계약되고 있어 수 억원의 차이가 존재한다.

 

지역별, 주거형태별 차이도 있을 수 있다. 하반기 대규모 입주예정물량이 있는 강남권의 경우 한동안 전세가격이 눌려있을 가능성이 높다.

 

내달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2990가구), 11월엔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두 단지를 합한 물량만 1만여 세대다. 약 3000세대 물량이 풀리면서 반포동 일대 아파트들에서는 전셋값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는 6월21일 15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을 맺었지만 7월에는 12억~13억원대에서 계약서를 썼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전세가가 반등하는 기미를 보이고 대출규제가 완화되면서 임대인들이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도록 숨통도 트였다"며 "5년 전 헬리오시티가 입주할 때 주변 전셋값에 영향을 많이 미쳤는데 1~2년 지나고 금방 회복이 됐다. 특히 반포동, 개포동은 중산층 수요가 많고 선호지역이라 눌림 기간이 짧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상황이 낫지만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높은 빌라나 오피스텔의 경우 깡통전세로 인한 위험성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고 대표는 "빌라는 매매가가 안올라가고 있고 임차인을 못 구해 전세금을 내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여전히 위험이 상존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