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탄 美 국채금리… 국내 대출금리도 오르나

美 경기 둔화 가능성 약화 기대감
10년물 4%대 넘어 ‘최고치’ 접근
시차 두고 국내 은행채에도 영향
당분간 대출금리 상승추세 예상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 약화 및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 등이 이유로 꼽힌다. 전 세계 채권시장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미국 채권금리가 상승하면 국내 채권금리는 물론 대출금리도 뒤따라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대를 넘어서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장중 4.18%까지 오르면서 14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던 지난해 10월의 4.24%에 다가서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뉴스1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투자가들이 ‘미국에 경기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며, 이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고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 국채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미래 경제가 침체할 것이라고 예상되면 채권을 사려는 수요가 많아진다. 채권가격은 자연히 올라가는데 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므로 금리는 내려간다. 반면 경기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아지면 채권 매수 수요가 낮아지면서 채권가격은 내려가고 금리는 상승한다. 미국 재무부가 장기채 발행규모를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통화정책이 변화하는 것도 국채 금리를 올리고 있다. 일본은행이 장기금리의 변동 폭을 늘리기로 하면서 일본 국채의 금리가 올랐다. 미국 국채를 들고 있던 투자자들이 일본 국채로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에서 금리가 오르고 있다.

미국 채권금리 상승은 국내에도 영향을 미친다. 백인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미국 국채 금리는 주로 기간 프리미엄(장기 채권보유자에 추가 지불되는 가치) 경로를 통해 한국 국채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크게 오른 직후였던 지난 4일 한국 국고채 3년물은 2.4bp(1bp=0.01%) 오른 3.738%를, 10년물은 1.5bp 오른 3.876%를 기록했다.

국고채 금리 상승은 시차를 두고 국내 은행채 금리 상승으로 연결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은행채(AAA, 5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1.5bp 오른 4.353%를 기록했다. 은행채는 대출금리 산정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향후 대출금리 상승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은행권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는데 당분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는 이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은행 대출금리는 5.17%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