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이 일도 안 하고 네 시간의 초과근무 수당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5년 근무기록 조작을 위해 실리콘 손가락까지 쓴 것이 드러나는 등 공무원들의 거짓 초과근무가 논란이 된 것은 처음이 아니나, 불합리한 관행이 조금도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공무원들 일도 안하면서 초과찍는거 충격이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A씨는 주민센터 공무원인 친구가 하지도 않은 초과근무를 올리는 것을 봤다고 털어놨다.
A씨는 “어제 저녁에 퇴근하고 6시쯤 공무원 친구랑 밥먹고 카페가서 놀았다. 한 10시쯤 (친구가) 갑자기 사무실에 간다길래 왜 가냐니까 가서 초과근무 찍고 퇴근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놀란 A씨는 “일도 안했는데 초과근무를 찍을 수 있냐니까 친구는 자기들은 다 그렇게 한다더라”고 했다.
이 상황에 궁금증을 느낀 A씨는 친구를 따라 주민센터로 갔다고 한다. 그는 친구차에 타고 있었고 들어가지는 않았다고. A씨는 “심지어 그 센터에 근무하는 다른 공무원도 그 시간에 초과 찍으러 들어오더라”며 “진짜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A씨는 “주말에도 아침에 출근해서 컴퓨터 켜고 ‘pc방’ 4시간 하다가 센터가서 컴퓨터 끄고 초과 올린다더라”며 공무원들이 컴퓨터를 켜 개인적인 시간을 보낸 후 초과근무로 수당을 받으려 한다고 고발했다.
‘공무원 거짓 초과근무’가 팽배한 상황을 포착한 A씨는 “충격인 건 그게 자기들 ‘문화’라고 하더라. 이게 말이 되나?”라고 의문을 표하며 “그거 가지고 내부적으로 뭐라고 하는 사람 1도 없다더라”고 씁쓸해했다.
끝으로 그는 “이거 공론화 시켜야하는 것 아니냐”며 다시 한 번 의문을 제기했다.
이를 본 직장인들은 “거짓 초과 안 찍는 사람 없는데 그걸 이제야 알았냐. 매달 60만원 꽁돈 개꿀 월급 적으니까 이거라도 챙겨야된다는 사람들 많다”, “내 친구도 칼퇴했다가 밤에 초과찍고 집에 온다”, “보건소 3년 있으면서 대신 카드 찍어달라고 나한테 부탁하는 경우도 있었다”, “얼른 신고해라” 등 A씨 의견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우리는 절대 안 되는데 센터에 따라 다른가보다”는 반응도 나왔다.
공무원의 거짓 초과 근무, 야근 수당 훔치기는 처음 드러난 것이 아니다. 2016년 충북 증평군 소속 공무원이 음주 교통사고 직후 야근 수당을 챙긴 것이 드러나자 해당 지자체가 불시 검문에 나서는 등 해결 방안을 모색했으나 이는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5년에도 경북의 한 119안전센터의 센터장 실리콘으로 손가락 보형물까지 만들어 근무기록을 조작한 것이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한편 공무원의 추가근무 수당은 호봉에 따라 결정되며 하루 4시간, 월 57시간까지만 인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