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피해자였다”… ‘분당 흉기 난동’ 최원종, 피해 망상은 여전

경찰서 유치장 나서며 “피해자들에 죄송”

14명의 사상자를 낸 ‘분당 서현연 흉기 난동범’ 최원종(22)이 10일 경찰서 유치장을 나서며 “피해자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제가) 몇 년 동안 조직 스토킹의 피해자였고 범행 당일날도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집 주변에 조직원이 많이 있다고 생각해서(범행했다)”라고 말해 여전히 피해 망상 증세를 보였다.

 

경기남부경찰청 흉기 난동 사건 수사전담팀은 이날 오전 9시 살인 및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로 최원종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구속 송치했다. 최원종은 모자나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호송차로 향했다. 경찰은 지난 7일 범행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며 그의 신상 정보를 공개한 바 있다.

지난 3일 발생한 '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이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성남수정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최원종은 ‘죄책감이 없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 병원에 계신 피해자분들은 빨리 회복하셨으면 좋겠다”면서 “사망한 피해자께도 애도의 말씀 드리고 유가족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구치소에 가서 반성문을 쓰겠다고 했다.

 

그는 포토라인에서 범행의 이유로 밝힌 스토킹 집단에 대해 또 언급하기도 했다. 전날 경찰은 수사 결과 브리핑을 열어 스토커 집단이 있다는 망상에 빠져 범행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검거 당시부터 줄곧 “나를 해하려는 스토킹 집단에 속한 사람을 살해하고, 이를 통해 스토킹 집단을 세상에 알리려고 범행했다”는 진술을 고수해왔다.

 

최원종은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라는 의료기관 판단이 나왔지만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의 범행이 정신질환에서 비롯된 것으로 정리했다. 경찰은 최원종이 신림역 사건을 벌인 조선(33)에 영향을 받았는지 살펴봤으나 모방 범죄로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5시59분 수인분당선 서현역과 연결된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백화점 앞에서 보행자를 향해 차량을 돌진한 뒤, 차에서 내려 건물 안으로 들어가 시민들에게 흉기를 마구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시민 1명이 안타깝게 숨을 거뒀고, 13명은 다쳤다. 차에 들이받힌 20대 여성 1명은 여전히 뇌사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