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 대폭 변화‘ 우리카드, KOVO컵 준결승행 실패…신영철 감독 “맥을 짚는 배구가 필요해…훈련으로 보완하겠다”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는 2022~2023시즌을 마치고 선수단 구성에 큰 변화를 겪었다. 토종 주포로 활약하던 나경복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B손해보험으로 이적한 게 시작이었다. 신영철 감독은 주전 세터 황승빈을 KB손해보험에 내주고 나경복의 빈 자리를 채워줄 아웃사이드 히터 한성정을 트레이드해왔다. 여기에 리시브 능력이 좋은 아웃사이드 히터 송희채를 OK금융그룹으로 보내고, 공격력이 돋보이는 아웃사이드 히터인 송명근을 데려왔다.

 

비시즌 동안 선수단 변화를 크게 겪고 맞이한 2023 KOVO컵에서 우리카드는 가능성과 숙제를 모두 안으며 조별예선 탈락이라는 결과표를 받아들었다.

우리카드는 10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OK저축은행과의 A조 조별예선 5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23-25 25-19 18-25 25-23 13-15)으로 패했다. 이번 대회 3경기에서 1승2패를 기록하게 된 우리카드는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준결승 티켓을 얻는 데 실패했다.

 

주전 세터도 내주고, 주 공격수들도 김지한을 빼면 새로 수혈해온 우리카드지만, 이날 공격과 블로킹에서 OK금융그룹을 압도했다. 공격성공률도 48.50%로 OK금융그룹(44.68%)에 비해 앞섰고, 블로킹에서도 14개로 9개의 OK금융그룹보다 더 상대 공격을 잘 가로막았다. 공격에선 아포짓으로 나선 김지한이 양팀 통틀어 최다인 26점을 몰아쳤고, 송명근도 ‘친정팀’ OK금융그룹을 맞아 22점에 공격성공률 54.55%에 맹활약했다. 

 

문제는 범실이었다. OK금융그룹은 24개의 범실을 기록한 반면 우리카드는 8개 많은 32개를 저질렀다. 여기에서 승부가 갈린 셈이다.

 

경기 뒤 인터뷰실에 들어선 신영철 감독은 “경기 전에 우리팀 아웃사이드 히터들이 상대 아포짓 스파이커인 신호진에게 꽤 당할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역시 그랬다”라면서 “아직 손발을 맞춘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선수들이 경기 운영능력이 떨어지고, 범실이 많았다. 범실이 많다는 것은 힘으로만 배구를 하려고 했다는 얘기”라고 총평했다. 이날 OK금융그룹의 아포짓 신호진은 25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신 감독은 ‘2점짜리 범실’이란 말로 패배를 설명했다. 그는 “상대 세터의 토스가 짧으면 스트레이트 코스는 블로킹을 비워두고, 반크로스나 크로스 코스에 블로킹을 집중하는 식의 움직임이 필요한데, 블로킹이 스트레이트 코스까지 따라가려다 보니 그 사이가 비어 공격을 허용하는 장면도 있었다. 이런 플레이가 2점짜리 범실이다. 공만 쫓아다녀서는 곤란하다. 맥을 짚어가며 배구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을 통해서 이런 부분을 보완해서 V리그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황승빈의 이적으로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직행해 2022~2023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뽑힌 2004년생 세터 한태준이 이날 주전 세터를 맡았다. 한태준의 경기 운영에 대해 신 감독은 “고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바로 온 선수라고 생각하면 잘 한 것이다. 다만 속공을 묶어놓고 날개로 밀고 해야 하는데, 가끔 가다 상대에게 뻠히 보이는 토스를 하더라. 상대 수를 읽으며 토스를 해야하는데, 이것은 경험이 필요한 문제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을 것이라 믿는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