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리핀 한국대사관 "남중국해 긴장 고조 행위 우려”

중국과 아세안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경이 최근 필리핀 해경선에 물대포를 발사한 데 대해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필리핀 군용물자 보급선을 향해 물대포를 쏘는 중국 해안경비정. AFP연합뉴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해경선에 대한 최근의 물대포 사용과 관련, 대사관은 해당 수역에서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를 우려하고 있다”는 글을 올린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대사관은 또 “중요한 국제 해상교통로인 남중국해에서 유엔 해양법협약(UNCLOS) 등 국제법 원칙에 근거한 항행·상공비행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평화와 안정, 규칙기반질서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해당 행위를 언급한 것은 중국의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남중국해 문제에 이 지역 주한 대사관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은 과거와 달라진 양상이다. 과거 한국은 남중국해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에 다소 거리를 두는 듯한 입장을 취했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항행·상공비행의 자유와 규칙 기반 해양질서를 유지해야 한다며 보다 선명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윤석열정부가 대만 문제와 관련 “힘에 의한 현상변경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처럼 이번 주필리핀한국대사관의 공개 언급도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점차 적극적으로 발언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필리핀한국대사관이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올린 남중국해 필리핀 해경선 물대포 발사 관련 언급. 주필리핀한국대사관 페이스북 갈무리

중국 해경은 지난 5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세컨드 토마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지역에 좌초된 필리핀 군함에 보급품 등을 전달하려던 필리핀 해경선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했다. 이 사건으로 중국과 필리핀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