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을 기점으로 온라인 상에서 ‘살인예고’가 놀이처럼 번지고 있다. 경찰이 엄정 대응하겠다는 기조로 수사에 나서면서 장난처럼 게시글을 올렸던 이들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1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까지 전국에서 적발된 살인예고 게시물은 315건이다. 지난 7일 오후 6시 194건에서 121건이나 늘었다.
경찰은 작성자 119명(중복 게재 4명)을 검거한 상태다. 피의자 중에는 10대 청소년이 가장 많았다. 지난 7일 기준 피의자 65명 중 34명(52.3%)이 미성년자였다.
미성년 피의자 중에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촉법소년이라도 범죄 혐의가 인정되면 관할 법원 소년부에 직접 송치해 소년보호처분을 받도록 조치하고 있다.
국민 불안을 증폭시키는 살인예고 글 범죄가 끊이지 않자 검찰과 경찰은 범죄의 중대성과 도주·증거인멸 가능성 등을 따져 구속 수사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전날까지 전국에서 살인예고 글을 작성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피의자는 동대구역에서 흉기를 가방에서 꺼내려다 떨어뜨려 검거된 A(31)씨를 포함해 12명이다.
‘수요일날 신림역에서 한녀(한국 여성) 20명을 죽일 것’이라는 게시글을 올렸던 이모(26)씨와 유명 연예기획사 살인예고글을 올린 28세 남성, 강원 춘천에서 ‘7시30분 칼부림하겠다’는 글을 올린 25세 남성도 구속된 바 있다. 인천에서는 ‘오늘밤 22시 부평 로데오거리에서 여자만 10명 죽이겠다’는 글을 올린 19세 남성이, 경기에서는 놀이동산에서 일가족을 상대로 칼부림을 하겠다는 글을 쓴 30세 남성이 구속됐다.
구속된 12명 중에는 20대가 5명으로 가장 많았다. 30대가 4명, 40대가 1명이었고 만19세여서 10대로 분류된 피의자도 2명이었다. 대검은 “온라인상 살인 예고 위협글 게시는 국민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경찰력을 적시에 필요한 곳에 쓸 수 없게 만들며 잠재적 고위험 범죄자가 범행을 실행토록 만들 수 있다”며 “경찰과 협력해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