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운송료 부풀리기를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어지고 있는 서방의 원유 가격 상한제를 회피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가 발트해 연안의 러시아 항구에서 인도로 향하는 선박들의 동향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선적된 러시아산 원유는 러시아 항구에서 배럴당 평균 50달러에서 거래됐다.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 호주 등이 지난해 12월부터 러시아산 원유에 적용한 가격상한선인 배럴당 60달러에서 10달러나 낮은 금액이다. 그러나 인도 세관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인도가 실제 지불한 운임·보험료 포함조건(CIF) 가격은 배럴당 68달러로 치솟았다. 원유 가격 외에 운임과 보험료 등으로 18달러 정도를 러시아가 따로 챙긴 것이다. 이는 또 상한선 60달러보다도 8달러 더 높은 금액이다.
FT는 이 원유 중 일부를 구매한 인도 국영 석유회사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와 거래에서 운송 계약이나 비용에 대한 협상은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초과 요금은 러시아가 챙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이 같은 방식으로 챙긴 추가 이익이 5∼7월 3개월 동안만 해도 12억달러(약 1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