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국계 투자은행이 우리 경제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1%대 저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내년 2%대 성장을 예측한 국내 주요 기관과 시각차를 드러냈다. 정부의 소극적 지출도 계속되며 경제성장률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이다.
1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바클레이즈·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씨티·골드만삭스·JP모건·HSBC·노무라·UBS 등 8개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이 보고서를 통해 밝힌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9%로 집계됐다.
6월 말 기준 이들 8개 투자은행의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2.0%였으나 0.1%포인트 내린 것이다. 이들 투자은행의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2월 말 2.1%에서 3월 말 2.0%로 하락한 뒤 3개월 연속 유지되다가 지난달 말 다시 하향했다. 투자은행들의 전망대로라면 2년 연속 1%대 성장을 이어가게 된다. 이는 유례가 없는 기록이다. 8개 투자은행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1.1%로 예상했다.
하반기에도 정부 지출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과 KDI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과 KDI는 하반기 정부 소비 증가율(전년 동기대비)이 상반기보다 각각 1.7%포인트, 1.2%포인트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 지출 증가율 전망을 낮춘 원인 중 하나는 올해 40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역대급 ‘세수펑크’다. 지난 6월 기준 국세 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39조7000억원 줄었고, 정부의 실질적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83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경제성장률에는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0.5%) 중 정부 기여도는 -0.5%포인트다. 1분기(-0.3%포인트)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정부가 GDP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긴축 재정 영향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한국재정학회 이사인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6월 말 기준 정부 지출 진도율이 55% 정도로 평균보다 5%나 낮다”면서 “경기침체 상황에서 정부가 계획된 예산 집행까지 줄이면 경제성장률은 전망보다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