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그룹 산하 전북 군산 철강 제조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숨졌다. 같은 그룹 내 세아베스틸이 빈발하는 사망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1500억원을 투자해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지 2개월 만이다.
16일 전북소방본부와 군산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14분쯤 군산시 오식도동에 있는 세아제강 공장에서 증기관이 폭발했다.
이 사고로 인근에서 철강 파이프 도금작업 중이던 하청업체 노동자(37)가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함께 작업 중이던 직원 1명도 다쳐 증기열에 노출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사망자는 세아제강 정규직 노동자 2명과 함께 인근에서 파이프 도금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공장은 철강 파이프를 제작하는 곳이며, 폭발한 증기관은 도금 작업 전 파이프를 건조하기 위해 뜨거운 공기를 공급하는 설비로 확인됐다.
경찰은 해당 사업장이 50인 이상 근로자가 근무하는 곳인 만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3월 2일 인근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는 연소탑 내부에서 분진 제거 작업을 하던 노동자 2명이 고온의 찌꺼기가 쏟아지는 바람에 심한 화상을 입어 치료 도중 숨졌다. 또 지난해 5월 근로자가 지게차에 부딪혀 숨지고 같은 해 9월 상차 작업를 하던 근로자가 환봉과 적재함에 끼여 목숨을 잃는 등 지속적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하고 있다. 2019년과 2020년에도 각각 2명, 1명의 노동자가 추락하거나 질식해 숨지기도 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이처럼 사망사고가 잇따른 세아베스틸의 노동자 안전대책이 미흡하다며 고용노동부에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했다. 이에 노동부는 세아베스틸에 대한 특별 근로 감독을 통해 592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고 지난 3월에는 군산 공장과 서울 본사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세아베스틸 측은 지난 6월 내년까지 1500억원을 투자해 안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2개월 만에 같은 그룹 계열사인 세아제강에서 또다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한편, 세아제강지주는 세아홀딩스와 함께 재계 42위의 철강 특화 그룹인 세아그룹의 양대 축으로 강관 사업과 새외 자회사들을 관장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세아홀딩스 산하에서 특수강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