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최초의 단독 한·미·일 정상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그간 한·미·일은 외교, 국방 분야의 장관급 회담은 개최한 바 있으나 정상회의를 통해 3국 협력을 제도화하는 것은 처음이다. 아직 한·일 관계 정상화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우며 국내외에서 진영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한·미·일 협력은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만큼 철저하게 실질적인 국익을 추구하는 한편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이번 회의를 통해 한·미·일 3자 협력은 인도태평양(인태) 지역 내 주요 협력체로서 모습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한·미·일 3국은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등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안보 협력 체계를 구체화하고, 첨단기술, 공급망, 에너지 등 경제안보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도 강조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전방위적 협력을 통해 한·미·일 3국 간뿐 아니라 아세안, 태도국을 비롯한 인태 지역 국가에 대한 정책 조율을 강화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유럽연합(EU) 등 여타 다자간 협의체와 공조하여 세계의 번영와 평화에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같은 정부의 구상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제로섬(Zero-Sum)이 아닌 플러스섬(Plus-Sum)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한·미·일이 모여서 담장을 더 높일 것이 아니라, 서로간에는 상호호혜적인 파트너십을, 밖으로는 지역 번영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데 방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는 국내적으로 한미일 협의체에 대한 수용성을 높일 뿐 아니라 인태지역 국가들과의 협력을 추진하는 데도 유리하다. 정부가 외교정책의 독트린이라고 밝힌 바 있는 인태전략의 포용성(inclusiveness)과 상호호혜(reciprocity)의 협력 원칙에도 부합하므로 정책의 신뢰(trust)도 높일 수 있다. 2023년 2월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ISEAS)에서 동남아 여론 주도층 13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경제적 영향력 측면에서 여전히 중국(59.9%)은 미국(10.5%)을 압도하였다. 정치적, 전략적 영향력 측면에서도 중국(41.5%)은 미국(31.9%)이나 EU(4.9%)를 훨씬 앞섰다. 한·미·일 인태전략의 공통분모인 동남아시아에서 영향력을 높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