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도권 위기론’을 꺼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같은 당 이철규 사무총장이 언급한 ‘승선 불가’의 대상이 된 것 아니냐는 일부 추측이 나오자, 당을 향한 충정이지 결코 폄훼나 조롱의 의미로 한 말은 아니었다고 18일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윤 의원은 비판적인 메시지를 의도와 달리 받아들이는 지도부의 모습이 진정한 위기를 모르는 것 같다는 취지로 짚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철규 사무총장이 배 침몰시킬 승객은 승선 못 한다고 했는데, 윤 의원을 겨냥한 거라는 이야기가 있다’는 진행자 말을 듣고 “당에 대한 충정으로 말한 것이지 당을 폄훼하거나 조롱할 의도는 추호도 없다”고 우선 답했다.
당이라는 배를 좌초시킬 의도도 없다면서, 윤 의원은 “당이라는 배가 좌초되거나 어려워지면 누가 가장 먼저 죽는지 아느냐”며 “우리 수도권 의원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누구를 기분 나쁘게 할 마음으로 (이야기) 한 게 아니라 당에 대한 진정성으로 얘기했다”며 “지도부를 지원하자는 마음으로 선제적으로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의 ‘윤 대통령 신당 창당’ 주장을 언급하던 중 “이런 발언이 나오기까지 국민의힘이 집권당으로서 제 역할을 해왔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당시 글에서 윤 의원은 ‘존재감이 없다’거나 ‘책임감이 없다’ 등으로 국민의힘의 현주소를 표현한 뒤, “이 같은 집권당의 현주소는 당 지도부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과 정부에 민심을 제대로 전하고 정부 인사와 정책에 관해서도 민심에 기반한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면서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까지 8개월 정도를 남겨둔 시점에서 수도권 위기론은 현실이라며 국민의힘이 이기는 총선을 위해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는 윤 의원의 주장이 이 글의 핵심이었다. 이를 위해 수도권과 중도층 그리고 20~30세대 등 중요 유권자들이 지지할 수 있는 혁신을 국민의힘이 시작해야 한다면서, 논란이 있었던 더불어민주당의 혁신위와는 다른 ‘진짜 혁신위’를 출범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윤 의원은 던졌다.
전체적으로 당의 새로운 움직임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 윤 의원 글이 올라온 지 1주일 후인 지난 16일, 이 사무총장이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타고 있는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 못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서 쓴소리한 윤 의원 등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일부에서 나왔다.
이튿날 이 사무총장이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자신의 발언에 대한 부적절성 지적에 “당의 같은 구성원으로서 모욕과 조롱을 하지 말자는 당부의 얘기였다”며, “당을 모욕하는 것을 내버려 두고 잘했다고 박수쳐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윤 의원이 출연한 라디오에서 해당 내용이 거듭 언급됐다.
같은 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윤 의원은 “명확하게 무슨 발언인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셔야 할 것 같다”면서도 “일반적인 이야기로 보인다”고 짚었고, 18일 SBS 라디오에서는 폄훼 의도가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비판적 메시지를 의도와 달리 받아들이는 지도부 모습에 ‘무엇이 위기인지 본질을 잘 모른다는 게 진짜 위기라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윤 의원은 인천 동구와 미추홀구를 지역구로, 이 사무총장은 강원 동해시와 태백시 등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